[0730]국내 증시가 중국의 금리 인상 충격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주가가 미리 조정을 받은 데다 중국의 이번 조치를 투자자들이 경기 회복 신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개인과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로 코스피지수가 전강후약의 패턴을 보이며 시장의 에너지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줘 오늘도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간밤 미국 증시가 상승한 덕에 외국인도 순매수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된다.하지만 각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코스피지수는 1900선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코스피지수는 13.12포인트(0.71%) 오른 1870.44로 마감했다.장중 1.09%까지 떨어졌다가 최고 0.99%까지 오르는 등 하루 변동성이 2%포인트를 넘었다.최근 이틀간 선물을 대량으로 팔아 지수 하락을 부추겼던 외국인이 이날은 선물에서 1397억원 순매수로 돌아선 대신 현물은 2011억원 팔았다.대신 기관이 자산운용사 1025억원을 포함해 총 1157억원을 사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닥지수는 5.62포인트(1.09%) 상승한 520.21로 5개월 만에 520선을 되찾았다.코스닥시장에도 203억원 규모의 기관 순매수가 몰렸다.

간밤 미국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추가 양적완화 기대로 상승세를 보였다.다우지수는 129.35포인트(1.18%) 상승한 11107.97로 장을 마감했다.나스닥지수는 20.44포인트(0.84%) 오른 2457.39를,S&P500지수는 12.27포인트(1.05%) 상승한 1178.17을 각각 기록했다.

코스피지수 1900선을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의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 둔화보다는 인플레이션(물가 인상) 완화로 해석되며 국내 증시의 반등으로 이어졌다.하지만 양면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과 미국 양적완화 정책 시기에 대한 엇갈린 관측,미국 대형 은행들의 주택 압류와 관련된 정부 조사 이슈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국내 증시 내부적으로도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주가에 큰 영향을 못 미치는 등 1900선 돌파 이후 뚜렷한 상승 동력이 부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따라서 지수가 횡보하는 동안 어떤 업종과 종목을 선택할 것인지가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는 동시에 기관과 외국인이 동시에 순매수를 하고 있는 기계,건설,증권주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신규 추천 종목으로는 IT 장비사업이 본 궤도에 진입하고 있는 삼성테크윈과 신규 게임들의 출시가 예정돼 있는 CJ인터넷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증시가 횡보하는 이 때를 포트폴리오 조정 기회로 삼으라고 제안했다.최근 많이 올랐던 데다 큰 등락이 없었던 철강·정유주의 비중은 줄이고 정보기술(IT)과 금융주는 늘리라는 설명이다.달러 약세 수혜를 보는 원자재 관련주보다 위안화 강세와 이에 따른 중국 내수성장,금리인상 수혜주 등을 사는 전략이 먹힐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중국에서 스포츠용품을 제조·판매하는 자회사를 둔 차이나그레이트와 D램 업황 개선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하이닉스 등을 추천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2∼3일 간 이어졌던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공매도(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내리면 사서 갚아 차익을 노리는 매매 기법)와 연계된 것으로 보고 공매도 물량이 많았던 종목들에 숏커버(공매도한 주식을 사는 것)가 당분간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다.최근 공매도가 많았던 호남석유 삼성전기 하이닉스 한화케미칼 LG디스플레이 LG전자 하나금융지주 등이 그 대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용 신너 시장점유율 1위인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앞으로 주가 흐름이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늘은 중국이 각종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한다.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를 비롯,9월 생산자·소비자물가지수,소매판매,산업생산 등이다.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에 비춰보면 경제지표들은 긍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 중에선 LG디스플레이와 SK에너지,부산은행 웅진케미칼 제일기획 GS건설 등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미국의 맥도널드 아마존닷컴 AT&T,일본의 캐논,핀란드의 노키아 등도 3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