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주요 20개국(G20) 경주 재무장관 회담을 하루 앞둔 가운데 위안화 절상 문제를 중심으로 한 환율 전쟁을 해소할 주요 방안이 노출돼 비상한 관심을 끈다.

로이터통신은 20일 미 재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선호하는 환율 전쟁 해소안을 보도했다.미 재무부 관계자는 “미국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통화가치 절상을 방해하지 않도록 재무장관들이 분명한 약속을 하길 원한다” 면서 “이를 위한 가능한 수단으로 경상수지 목표제(current account target)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이어 “경주 재무장관 회의와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런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상수지 목표제란 경상수지 흑자국들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경상흑자 비중을 일정한 수준으로 낮추는 방식을 통해 양보,적자국들이 적자를 대폭 줄이거나 흑자를 낼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다.이렇게 되면 세계경제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GDP에서 차지하는 경상흑자 비중이 약 8%에 달하는데 이를 낮추면 자연스레 무역 상대국인 미국이 경상적자를 축소하거나 흑자를 낼 수 있어 균형을 맞출 수 있다.중국이 경상흑자 비중을 낮추려면 위안화를 절상하거나 수출 보조금을 줄이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간 환율 전쟁은 결국 양국 간 경상수지 균형을 이루자는 게 최종 목표다.경상수지 목표제 도입이 경주와 서울에서 합의되고,제대로 이행된다면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각국이 더 이상 환율 전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관측한다.

지난 캐나다 G20 토론토 정상회의에서는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을 일정 기간 내 낮추기로 목표를 합의한 전례가 있다.경주와 서울에서도 경상수지 목표제 합의 도출이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다.물론 중국이 경상흑자 비중을 낮추겠다고 화답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FRB가 다음달 2일과 3일 갖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환율문제를 논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총재는 FOMC에서 환율문제가 논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FRB의 통화정책과 달러환율 문제는 밀접한 관계다.FRB가 제로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하고 추가로 달러를 더 찍어내 경기를 부양(국채 매입)하겠다는 2차 양적완화 의지를 보이자 달러가치는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머징 국가들은 자국 통화가 절상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이런 저금리와 달러 약세 정책 탓이라고 비난하고 있다.미국에서 빠져나온 외국자금이 고수익을 좇아 이머징 국가들로 흘러드는 쏠림 현상 때문에 자국 통화가 더욱 절상된다고 주장한다.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그동안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기 위해 중국을 어르고 비난하는 등 총력전을 전개해 왔다.그는 지난 15일 환율정책 보고서 발표를 미루면서 “최근의 위안화 절상 속도를 인정한다”고 중국을 달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실리콘밸리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중국의 위안화 환율정책이 미국을 비롯한 모든 교역국에 불공정한 것”이라며 “위안화 가치는 다른 주요 신흥국들의 통화보다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다시 중국을 비난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