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선진국형 연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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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내년도 나라살림 예산안이 발표됐다. 눈에 띄는 것은 연구개발(R&D)에 대한 예산이 14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8.6% 증가했다는 것이다. 연구개발 예산은 2004년 7조1000억원에서 올해 13조7000억원으로 최근 6년간 매년 11%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2012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총 투자비율을 5%까지 확대하고,정부 예산도 16조6000억원까지 증액한다고 하니 이 분야의 종사자로서 반가운 일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연구개발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 연구개발 투자액은 공공예산과 민간투자를 합쳐 37조9285억원에 달하며,GDP 대비 비중이 약 3.6%로 세계적으로 이스라엘,핀란드,스웨덴에 이어 4위 수준이라고 하니 참 대단하다. 투자액의 절대규모는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 같은 연구개발 투자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정부가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장기적 안목으로 추진한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연구개발을 선진화하기 위한 전략이 부처별로 발표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과학기술 선진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시행 중인 선진형 연구개발에 대해 검토해봤으면 좋겠다.
먼저 실용화와 사업화까지 연구개발 범위가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전처럼 연구결과를 갖고 논문을 쓰고 보고서를 내는 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그 성과를 설계기준 혹은 국가기술표준에 반영해 사업화 · 상품화로 연결해야 한다. 실용화 촉진 차원에서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실증사업을 위해 테스트베드를 수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더 나아가 개발자에 대해서는 그간 흘린 땀과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는 상당한 금액의 특허 기술료나 특허료를 제공하는 환경도 갖춰졌으면 한다.
다음으로 연구기획 단계에서 중장기 예측과 정확한 수요 조사를 통해 수요자 중심의 과제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들어보니 선진국은 이 과정에서 현장의 요소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의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기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부족하다. 일단 서둘러 시작해놓은 뒤 일하면서 고쳐나가는 후진적 폐단을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가의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 선정평가,중간평가,최종평가 모두가 엄정하고 전문적으로 집행돼야만 역량과 성과가 있는 기관 혹은 연구자가 정해질 것이다. 중도에라도 성과가 미달되면 퇴출시키는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 이러한 선진형 연구개발시스템과 절차가 뿌리내릴 때,지속적인 투자에 힘입어 시장 선도형 기술혁신이 나타나 선진국 진입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이필원 < 초고층복합빌딩사업단장 pwlee@rist.re.kr >
최근 정부가 발표한 '연구개발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 연구개발 투자액은 공공예산과 민간투자를 합쳐 37조9285억원에 달하며,GDP 대비 비중이 약 3.6%로 세계적으로 이스라엘,핀란드,스웨덴에 이어 4위 수준이라고 하니 참 대단하다. 투자액의 절대규모는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 같은 연구개발 투자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정부가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장기적 안목으로 추진한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연구개발을 선진화하기 위한 전략이 부처별로 발표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과학기술 선진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시행 중인 선진형 연구개발에 대해 검토해봤으면 좋겠다.
먼저 실용화와 사업화까지 연구개발 범위가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전처럼 연구결과를 갖고 논문을 쓰고 보고서를 내는 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그 성과를 설계기준 혹은 국가기술표준에 반영해 사업화 · 상품화로 연결해야 한다. 실용화 촉진 차원에서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실증사업을 위해 테스트베드를 수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더 나아가 개발자에 대해서는 그간 흘린 땀과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는 상당한 금액의 특허 기술료나 특허료를 제공하는 환경도 갖춰졌으면 한다.
다음으로 연구기획 단계에서 중장기 예측과 정확한 수요 조사를 통해 수요자 중심의 과제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들어보니 선진국은 이 과정에서 현장의 요소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의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기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부족하다. 일단 서둘러 시작해놓은 뒤 일하면서 고쳐나가는 후진적 폐단을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가의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 선정평가,중간평가,최종평가 모두가 엄정하고 전문적으로 집행돼야만 역량과 성과가 있는 기관 혹은 연구자가 정해질 것이다. 중도에라도 성과가 미달되면 퇴출시키는 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 이러한 선진형 연구개발시스템과 절차가 뿌리내릴 때,지속적인 투자에 힘입어 시장 선도형 기술혁신이 나타나 선진국 진입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이필원 < 초고층복합빌딩사업단장 pwlee@rist.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