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현지 창업은 지양하는 게 좋습니다. 인턴십을 통해 현지 문화와 분위기를 익힌 다음 하이테크 분야에 도전해 볼 것을 권합니다. "(신광수 미국 시애틀 의장)

"1970년대 한국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현지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볼만합니다. "(이상모 베트남 하노이 의장)

해외 각국의 주요 한인 기업인이 해외 창업과 취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위해 조언을 들려주는 자리가 18일 한국외대에서 마련됐다. 벤처기업협회와 인케(INKE · 세계 한인 벤처기업 네트워크),한국경제신문,한국외대 등이 주최한 '글로벌 청년 창업 · 취업 활성화를 위한 멘토링' 행사 자리다. 이날 행사에는 인케 각국 의장 30여명,대학생과 기업 관계자,예비창업자 100여명 등이 참석해 청년들의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케 의장들은 그동안 쌓은 현지 네트워크와 지식을 갖고 대학생과 예비창업자들에게 풍부한 현지 정보와 진출 노하우를 들려줬다. 유대진 중국 옌지 의장은 고속 성장하는 중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을 소개하면서 옌볜조선족 자치주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인건비와 운영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현지 인력 수급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옌볜은 IT 관련 지식과 한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재중 한인 인력이 풍부하고 지방정부의 기업지원정책도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진 몽골 부의장은 "IT 인프라 구축과 개인용 컴퓨터(PC) 조립회사,인트라넷 제작업체 등이 유망하다"며 "현지 창업보다는 한국에서 창업한 후 진출하는 방식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전요섭 독일 의장은 "지난 3~4년 사이에 독일 기업들이 인턴십 제도를 통해 한국 학생을 채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며 "IT 소프트웨어 업종의 현지 인턴십이 유망하다"고 전했다.

인케 의장들의 발표가 끝난 후에는 대학생과 인케 의장들 간 대화가 이어졌다. 일부 대학생은 지역 준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추고 현지 기업지원정책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하거나 즉석에서 인케 지부와의 파트너십 가능성을 묻기도 했다.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에 재학 중인 곽성준씨는 "인도에서 무역 관련 회사를 설립하고 싶어 인도인 친구와 논의 중"이라며 "대략적인 사업 윤곽을 짜뒀지만 세세한 정보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이번 멘토링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곽씨는 한국 기업에 취업한 후 인도로 파견 가는 방안,현지 기업에 취업하는 방안,인도에서 창업하는 방안 등을 두고 정현경 인도 벵갈루루 지부 의장과 대화를 주고받았다.

김빛나씨(한국외대 스페인어과 4학년)는 "중남미 지역에서 예술,엔터테인먼트,공연기획,패션 등 관련 업종에 대해 창업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인케와의 교류를 통해 많은 지식과 자신감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심은지/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