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터널 국제토론회 개최

한일 해저터널이 뚫릴까?

‘한일해저터널 국제세미나’가 15일 부산 양정동 부산발전연구원에서 한·일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이날 행사는 부산발전연구원과 일본 일한터널연구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광역기반연구실장은 ‘한일터널 기본구상 및 향후과제’란 주제 발표를 통해 부산 강서구 국제물류산업도시∼가덕도∼남형제도∼쓰시마 섬∼이키 섬∼후쿠오카를 잇는 222.6km 구간을 제안했다.해저터널을 짓는 데는 10년 걸리고 건설비는 총 92조원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생산 유발 효과를 54조5287억원,부가가치 유발 효과 19조8033억원,고용 유발 효과 44만99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한일 해저터널 수요는 2030년 기준 여객은 417만6000명,화물은 9만3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최실장은 “한일 해저터널의 가장 큰 효과는 동북아 교역 활성화와 1일 생활권 달성”이라며 “동남권과 일본 규슈간의 초광역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한터널연구회 후지하시 겐지 상임이사는 ‘일한터널 구상의 노선선정에 관한 고찰’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가라쓰∼이키섬∼대마도∼거제도∼가덕도∼부산으로 이어지는 총길이 220㎞노선을 제시했다.교통수단은 신칸센과 카트레인으로 건설기간은 15∼20년,건설비는 100조원이상으로 추산했다.

일본 측 대동문화대 나가노 신이치로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에서 “한일은 상호 의존 관계이고,마음의 거리는 가까워지고 있다”며 “한일 해저터널은 21세기 새로운 한일관계를 구축할 기념사업이 될 수 있는 만큼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동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위한 시도는 일제강점기인 1917년 일본 육군참모본부가 ‘철도용 쓰시마 해저터널 건설’이라는 연구자료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1913년에는 이키 섬∼쓰시마 섬 구간 해저 바닷길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군부는 부산∼쓰시마 섬∼오키노 섬∼시모노세키 등 3가지 노선을 검토하다 천문학적인 사업비와 21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중단했다.

1930년에는 일본 철도성이 나서 ‘조선해협터널 및 대동아 종단 철도 구상’을 통해 2개 노선을 검토했다. 이후 일본에서는 1983년 발족된 일한터널연구회가 터널 기본구상을 내놓는 등 꾸준한 연구와 논의가 있었다.한국 쪽 관심은 적었으나 1990년 5월 노태우 대통령이 일본 국회에서 연설할 때와 2000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터널 건설의 필요성을 각각 언급했다. 2008년 1월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 회담 후 양국 전문가로 구성된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팀’이 발족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내에선 현재 한일해저터널에 대한 찬반여론이 뜨겁다.한일해저터널이 건설되면 부산이 단순 경유지로 전락해 부산항의 허브기능을 상실하고, 동남 경제권이 일본 규슈 경제권에 흡수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여론도 있다.반면 부산을 중심으로 멀리 중국 단둥과 선양,일본의 오사카, 고베까지 1일 생활권에 들어오는 동북아 초 국경 경제권 형성이 가능해지는 등 막대한 파급 효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