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의 꼭대기는 어디일까.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많은 세계적인 금융그룹들이 내년 금값 전망치를 1400~1650달러로 상향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는 향후 12개월 금값 전망치를 1650달러로 크게 높였다.

이탈리아 최대은행 유니크레딧의 Jochen Hitzfeld 애널리스트는 2011년 금값을 1500달러로, 시티그룹은 단중기 금값 전망치를 1450달러로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LGT 캐피탈매니지먼트의 Bayram Dincer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상승 전망 이유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가 11월초 5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모기지 증권 매입을 실시하면 낮은 금리가 달러를 압박하고 금값 상승을 도울 것”이라며 “현재의 상승 모멘텀이 다음 상승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간지 ‘가트만 레터’의 저자이자 투자자인 데니스 가트만 역시 “모든 통화들이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상황에서 금은 세계 3위의 준비통화가 됐다”며 화폐가치 하락을 금시세 상승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금값 오름세에 대한 전망은 국내에서도 이어졌다.

김재은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연말까지 14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화 약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은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45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했다”며 “이미 많은 달러가 풀려 금값의 상승탄력은 떨어지겠지만 달러화 약세 기류에 따라 오름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태오 삼성선물 애널리스트은 심리적인 1차 저지선을 1400달러로 제시했다.

그는 “결국 달러 가치가 어디까지 떨어지느냐에 달렸다”며 “연말까진 달러 약세가 지속되며 실물 안전자산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긴 힘들지만 골드만 삭스가 내놓은 1650달러 전망치가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양적환화 정책으로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금값이 1650달러까지 갈 개연성은 있다는 것.

그는 또한 “금은 다른 상품에 비해 공급이 제한적이고 실물자산으로서 가치도 높다”며 “이러한 특성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한다”고 덧붙였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12월 인도분은 23.80달러(1.8%) 오른 온스당 1370.50달러로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은 장중 한때 1368.9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5% 하락한 76.97을 기록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환율은 1.3967달러로 전날보다 0.3% 상승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인턴기자 ji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