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멕시코에서 ㎏당 8페소(약 700원)이던 옥수수 토르티야가 10페소 이상으로 20% 이상 급등하자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2008년 본격적인 농산물 가격 급등 직전 신흥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일어난 이 폭동에는 '토르티야 폭동(tortilla riots)'이란 이름이 붙었다.

최근 국제 옥수수 가격이 치솟으면서 멕시코 정부가 '토르티야 폭동'의 악몽이 재연될까 긴장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옥수숫가루로 만든 얇은 빵 형태의 토르티야는 멕시코 인구의 80%가 먹는 주식이다.

FT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지난주 국제 옥수수 가격이 4거래일간 19% 급등,2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자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4년 전의 폭동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취임 초기였던 당시 야당으로부터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비난을 받는 등 정정까지 불안해지자 옥수수 공급업자와 토르티야 제조업자,판매업자 간 '3각 빅딜'을 유도했다. 토르티야 시중가격이 8.5페소 이상으로 오르지 않도록 사실상 강제 가격 인하 정책을 쓴 것.미국에서 들여오는 옥수수에 대한 수입쿼터제도 풀었다. 폭동을 촉발했던 토르티야 가격은 몇 주 만에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문제는 정부가 당시의 '3각 빅딜' 같은 방식으로 토르티야 가격을 계속 묶어두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반시장적 물가통제로 퇴보할 경우 더 큰 물가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데다,정치적 후폭풍도 예상된다.

시장에 가격을 맡겨놓기도 불안하다. 2008년 미국 캐나다 등과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직후 멕시코 옥수수 유통업자들이 재고 물량을 상당량 팔아치우는 바람에 자국 내 가격 완충기능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NAFTA 전문가인 루이스 칼리는 "2006년에는 옥수수 수입쿼터제 자유화 이후 곧바로 국제 가격이 떨어져 정책이 먹혔지만 지금은 가격통제를 위한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