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13일 발표한 '물산업 육성전략'의 핵심은 21세기의 블루골드(blue gold)로 불리는 물 관련 산업을 미래 국가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물산업이란 수자원의 개발과 용수처리 및 공급과 관련된 산업으로 연평균 6.5%씩 성장해 2025년에는 8650억달러(약 103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물 전쟁'에서 이길 원천기술 개발

물은 다른 자원과 달리 대체재가 없어 세계 각국은 물 시장을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자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고 중국은 자국 물산업 보호를 위해 상 · 하수도 사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원천기술 개발 △전문 물기업 육성 △먹는 샘물 등 연관산업 육성 △해외진출 활성화 등을 4대 중점과제로 선정,10년간 총 3조4609억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선 물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원천기술 개발에 2020년까지 6871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낮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세계 해수담수화 시장 점유율은 1위지만 상 · 하수,먹는 샘물 분야의 기술력은 선진국의 75~80%,스마트 상수도 · 지능형 상수관망 · 지능형 플랜트는 55~65%에 불과하다. 선진국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정보기술(IT)을 상수도에 접목한 지능형 물 생산 · 공급 시스템 개발과 막여과 기반의 하 · 폐수 고도처리기술 상용화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해수담수화 시장의 60%를 차지할 역삼투압 방식 등 원천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프리미엄 샘물로 '에비앙' 넘는다

정부는 세계 1위의 물기업인 프랑스의 베올리아나 수에즈와 같은 물기업 8개를 만들고 이를 통해 2020년까지 3만7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베올리아는 전 세계 60개국에 진출했으며 연매출이 17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물 산업 규모(12조원)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이에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운영되는 지방상수도를 39개 권역으로 통합해 공공부문 사업자에게 위탁하고 민간 기업은 공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도사업 운영 역량을 키울 방침이다.

프랑스 고급 생수인 에비앙과 경쟁할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한 홍보와 수출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에비앙은 330㎖ 1병 가격이 1300원(편의점 기준)으로 휘발유보다 비싸다. 국내 제품은 질적으론 에비앙에 뒤지지 않지만 브랜드 인지도에 밀려 세계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바나듐워터,고미네랄 지하수 등 다양한 샘물 자원을 발굴해 프리미엄 시장을 확대키로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