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유통공사는 '한국판 카길'을 미래 비전으로 정하고 글로벌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농수산 업체들의 해외 수출을 지원하는 역할에서 한걸음 나아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글로벌 농수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카길은 '세계 밥상의 지배자'라고 불리는 다국적 농산업 기업으로 연 매출이 900억달러(약 100조원)에 달한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한국판 카길로 성장하기 위한 첫 단계로 내년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 회사를 통해 현지 농장에서 콩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을 구입,이를 국내로 들여오거나 해외 식품가공회사 등에 판매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곡물도 미국 법인을 통해 확보, 2015년 국내 곡물 수입량의 30%인 400만t을 들여온다는 목표도 세웠다. 또 곡물 저장과 선별 등에 필요한 설비인 '엘리베이터'를 지분 참여나 인수 · 합병을 통해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추진한다. 국내 농식품을 대량으로 해외에 내다팔고 외국의 대형 거래선을 확보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게 조직 개편의 방향이다. 6개국,9개 사무소에 불과한 해외 조직도 2015년까지 16개국,30개 사무소로 늘리기로 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2020년까지 농수산물 수출을 6배 늘려 세계 10위권의 농식품 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정부의 '농정비전 2020' 계획에서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식품산업 육성과 수출입관리 정책 지원이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역할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2012년까지 식품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커리큘럼을 개발,1만2000명을 배출한다는 방침이다. 한식 세계화에 필요한 인력 및 컨설팅 역량도 강화한다. 2012년까지 전 세계에 있는 한식당 중 200개를 우수인증 업소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300명의 전문인력을 키우기로 했다.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1차적으로 연 매출 1억달러 이상을 올릴 수 있는 수출명품 15개를 선정해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농수산물 분야의 B2B 거래(기업 간 거래) 규모를 5000억달러로 늘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화훼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중소 농식품업체를 위한 해외 수출 지원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매년 수출선도조직을 선정해 운영사업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수출업체를 위한 자금 지원,해외 바이어 초청,해외 마케팅 상담 등을 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