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는 1967년 베트남에 농업기술 전문가를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40여년간 24개국에서 85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베트남 야수프 다목적댐 개발(1993년),캄보디아 메콩강 델타지역 홍수조절계획 수립(1998년),방글라데시 쿠밀라지역 농촌 종합개발(2008년) 등이 농어촌공사가 했던 대표적인 해외 사업이다. 올해는 9개 해외 사업을 수주했으며 9개국에서 11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어촌공사의 해외 사업은 △해외 농업 개발 △농업 기술 수출 △민간 농업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해외 농업 개발은 곡물 수입선을 다변화해 안정적인 식량 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기후 변화와 곡물 메이저 기업의 유통 지배,각국의 식량 무기화 등으로 인해 곡물 생산량과 가격의 변동성이 커졌다. 밀 콩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자급률이 5% 미만인 한국으로서는 안정적인 수입선 확보가 국가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농어촌공사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농산업복합단지 건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해외 농산업복합단지를 통해 현지 생산에서 국내 유통까지 이어지는 일관 사업 체계를 구축하면 주요 곡물의 공급 기반이 확대돼 국내 곡물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주요 곡물의 자급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해외 농업개발을 석유 천연가스 등 자원 개발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 기술 수출은 농어촌공사가 보유한 저수지 개발기술과 간척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에 농업 인프라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농어촌공사는 해외 농업개발 사업을 농업 기술 수출은 물론 새마을운동 등 한국의 농촌 개발 경험을 전수하는 것으로 확대해 국제사회에서의 리더십 확보와 국격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농어촌공사가 주력하고 있는 것은 인도네시아 카리안댐 시공 사업 수주와 앙골라 농업 현대화 사업이다. 카리안댐 건설은 자카르타 서쪽의 반텐주에 저수량 2억t 규모의 댐을 건설해 강 하류지역의 홍수를 막고 소수력 발전에 활용하는 한편,주변 관광지를 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앙골라 농업 현대화 사업은 양수장과 도수로를 건설하는 1단계 공사가 지난해 끝났고 지금은 배수로 정비 등 영농기발시설 건설과 농민 훈련센터 조성 등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어촌공사의 농업용수 개발기술과 방조제 축조 및 간척 등 기반조성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농업 기술 수출은 개도국의 농업 생산성 향상과 빈곤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것도 농어촌공사의 역할이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민간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농업개발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했다. 농업개발 종합지원센터는 사업 타당성 검토와 기술 컨설팅을 해줄 뿐만 아니라 농기계 구입 자금 등 투자 재원이 필요한 기업에는 자금 지원도 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210억원의 예산을 이 사업에 투입했다. 지금까지 11개 기업이 농어촌공사의 지원을 받아 5개국,11개 지역에 진출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국내 농업 기술은 재배 생산 가공 등 전 부문에서 선진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며 "농업 기업의 활동 무대가 전 세계로 넓어지면 양질의 일자리도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