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물 전문 공기업인 수자원공사(K-water)는 전통적인 내수사업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90년대 초 해외 수자원 조사단계와 이후 2004년까지 공적개발원조사업을 거쳐 2005년에는 '해외사업처'를 별도로 신설,기술 수출사업 및 투자사업 등으로 해외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첨단 IT기술을 적용한 댐 · 광역상수도 통합운영시스템 노하우 등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물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중남미,아프리카,아시아 개도국들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기술 · 자금 부족으로 만성적인 물 부족사태를 겪고 있는 이들 국가는 외자유치 일환으로 외국 업체가 물 공급시설을 건설하고 일정기간 운영한뒤 소유권과 운영권을 넘겨주는 BOT(build operate transfer) 방식이나 합작사업 형태로 자국의 물시장을 개방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2006년 인도 NEC사가 발주한 리킴로 수력발전소 운영관리 기술지원 사업수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8개국에서 9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규모는 3477억원에 이른다. 이미 완료한 원조사업은 18개국 29개사업(335억원)이다.

2006년 리킴로 수력발전소 운영관리기술지원사업과 적도기니의 몽고모 상수도사업을 따냈다. 2007년엔 캄보디아 크랑폰리강 수자원사업에 뛰어들어 실시설계 및 시공감리를 맡았다. 작년엔 파키스탄정부가 내놓은 총사업비 3300억원 규모의 파트린드 수력발전사업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지속적인 해외사업 수주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강소성 사양현과 지방상수도 운영관리 기본협약을 맺었으며 작년엔 캄보디아 수자원기상부 등 13개국 정부기관 및 현지 유관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바레인 무하라크 하수도투자사업(총 사업비 6400억원),중국 강소성 사양현 지방상수도사업(투자비 160억원),필리핀 카팡간 수력발전사업(총사업비 2300억원) 등을 수주하기 위해 현지 정부 및 국내 엔지니어링업체 등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사진)은 "20세기가 '블랙골드(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블루골드(물)'의 시대"라며 "물 부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발전 원동력의 한 축으로서 물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