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응고 방지제인 헤파린의 원료 수입가격이 최근 3년 사이에 6배 이상 급등했다. 돼지 췌장에서 추출하는 헤파린은 중국에서 전량 수입되는데 중국의 잇단 구제역 발생으로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최근 미국 제약사들이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해가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헤파린은 혈액 투석을 계속 받아야 하는 만성신부전 환자와 뇌경색 환자 등에게 필수적인 약품이다. 7일 관세청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체들이 지난달 중국에서 수입,관세청에 신고한 헤파린 원료가격은 밀리IU(인터내셔널 유닛 · 의약품 등의 효과 측정을 위한 국제단위)당 8만4111원으로 2007년 8월 수입가(1만2870원)에 비해 553.5% 올랐다.

3년 전 밀리IU당 13.8달러이던 헤파린 가격이 2008년 7월 31달러로 급등한 데 이어 지난해 8월엔 55달러,지난달엔 73달러로 높아졌다. 2007년 8월 930원대이던 달러당 원화 환율이 지난달 1100원대 중반으로 높아진 것도 가격 상승폭을 확대시킨 요인이다.

가격 급등으로 인해 수입 물량이 줄어 국내 제약사들이 보유중인 헤파린 재고 물량은 2개월치 수준으로 감소했다. H사 등 일부 제약업체들은 이미 헤파린 관련 약품 생산을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