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 처음부터 정사원으로 채용…"위기때도 고용 늘렸죠"
플랜트 설비 업체인 성창중공업(대표 김기영)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플랜트 수출 경기가 위축됐지만 단 1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았다. 향후 플랜트 경기가 활황기로 돌아섰을 때 경쟁력 있는 직원들을 확보하는 게 더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오히려 직원 수를 꾸준히 늘려나갔다. 당시 인턴을 채용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았지만 성창중공업은 처음부터 신입사원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했다. 직원들의 애사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 회사의 평균 연봉은 4500만원.동종 업종의 비슷한 회사 평균 연봉과 비교하면 1200만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2008년 11%,지난해 12% 등 2년 연속 두 자릿수의 임금 인상률을 기록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물론 마냥 퍼주기 식 연봉 인상은 아니었다. 생산성 역시 경쟁사들을 크게 웃돌았고 노조는 회사의 인사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이처럼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의 공통적 특징은 가족과 같은 끈끈한 유대감에 있다. 위기 과정을 겪으면서 회사는 근로자들을 가장 먼저 챙겼고 노조는 고통분담에 앞장섰다. 경보제약(대표 이경주)의 경우 2008년 인금인상률이 9.7%에 달했지만 경영상의 어려움이 불거졌던 지난해에는 1.9%로 인금인상률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그리고 올해는 임금인상률이 다시 9%대로 환원됐다. 이 회사의 평균 연봉은 4200만원으로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벨 및 테이프 업체인 폼텍(대표 김준형)과 전자전시스템 업체인 빅텍(대표 이용국)도 지난해 금융위기 과정에서 임금을 크게 줄이거나 동결했지만 그 대신 고용안정성을 강화했다. 폼텍은 생산현장에서의 순환보직제도를 운영하며 고용을 늘려나갔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정년을 연장했다. 경비를 크게 줄이고 비용도 축소했지만 대신 학자금 지원과 인적자원 개발 비용을 늘리며 직원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다. 빅텍 역시 구조조정 대신 경비절감과 원가혁신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연간 교육비 총액은 2008년 2600만원에서 지난해 5900만원으로 증가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