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파스퇴르유업을 인수,우유시장에 다시 진출한다. 2007년 4월 롯데우유(현재 푸르밀)를 그룹에서 분리,우유사업에서 손을 뗀 지 3년 6개월 만이다.

롯데삼강은 한국야쿠르트가 갖고 있는 파스퇴르유업 주식 전량(84만6005주)을 6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한국야쿠르트와 체결했다고 5일 발표했다. 주식 인수방식이어서 파스퇴르유업의 부채 270억원도 롯데삼강이 자동으로 떠안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이로써 3년 반 만에 다시 우유사업을 펼치게 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이끌고 있는 롯데우유는 롯데 계열에서 분리된 뒤 지난해 1월 사명을 푸르밀로 바꾸고 독자 경영을 펼치고 있다.

롯데그룹이 롯데삼강을 통해 파스퇴르유업을 인수키로 한 것은 식품사업을 통합,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이다. 롯데삼강은 주력인 빙과 외에 △버터 마가린 식용유 등 유지 △케첩 스파게티 통조림 등 가공식품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의 사업을 함께 펼치고 있다.

롯데삼강 관계자는 "빙과와 버터 마가린 생크림 등 다양한 제품에 파스퇴르유업이 생산하는 생우유와 탈지유를 사용할 수 있고 기존 식품 유통망을 통해 파스퇴르유업 제품을 바로 시장에 공급할 수 있어 단시일 내 비용절감 및 매출증대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치즈 연유 등의 우유 가공식품도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번 인수는 롯데그룹이 제과 부문의 롯데제과,음료 · 주류의 롯데칠성음료와 함께 롯데삼강을 종합식품회사로 키우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육가공을 주력으로 하는 비상장 계열사인 롯데햄을 롯데삼강으로 합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5140억원의 매출을 올린 롯데삼강의 외형은 롯데햄(3523억원)과 파스퇴르유업(1321억원)을 합친 1조원으로 커지게 된다.

우유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파스퇴르유업 인수가 사실상 롯데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만큼 파스퇴르유업 제품이 롯데삼강은 물론 롯데제과 롯데리아 등에 공급되고,롯데마트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등을 통해 판매망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파스퇴르유업이 기존 우유 및 분유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국내 1위의 제과 · 빙과 계열사에 원료를 공급하고 폭넓은 롯데 유통망을 활용하게 되면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