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도시바가 세계 최초로 안경없이 볼 수 있는 3D TV 양산에 나선다.

도시바는 4일 도쿄 국제정보통신박람회(CEATEC) 개막 기자회견에서 “오는 12월 일본에서 12인치와 20인치 무안경 3D TV인 ‘레그자’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12인치는 12만엔(163만원),20인치는 24만엔(325만원)으로 각각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도시바는 월 1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도시바는 당분간 레그자를 내수용으로 만들고 수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판매량이 적어 소니,삼성전자 등이 선점한 3D TV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다”고 평가했다.

도시바는 이번 제품 출시를 계기로 무안경 3D TV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우소미 마사키 도시바 디지털 부문 사장은 “가격이나 모델 크기 면에서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적 안목으로 본다면 무안경 3D 기술이 대세” 라며 “3D TV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바의 3D TV는 안경없이도 3D 효과를 내는 기술이 적용된 게 특징이다.3D 기술의 원리는 특수 제작된 안경을 이용해 왼쪽과 오른쪽 눈에 다른 이미지를 나타내 입체감을 주는 것이다.하지만 안경이 필요없는 디스플레이만으로 3D 효과를 내는 ‘오토스테레오스코픽(autostereoscopic)’은 이보다 더 구현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특히 화면 옆쪽에서 볼 때 화면을 바라보면 영상이 흐릿하게 보이는 단점이 있다.

도시바는 이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 현재의 고화질 화면의 해상도를 4배 높이고 디스플레이에 얇은 막을 하나 더 붙여 한 쪽 눈으로만 영상을 봐도 입체 이미지가 나타나게 만들었다.또 어느 각도에서 봐도 3D 효과가 나타날 수 있게 한 것도 장점이다.다만 안경을 쓰는 3D TV에 비해 해상도가 50% 이상 떨어지는 현상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도시바 관계자는 “해상도 문제는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며 “이번 제품이 기존의 2D 화면 방송을 3D로 볼 수 있게 해 그동안 3D TV의 주요한 문제로 지적돼온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 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3D TV 판매 대수를 전체 평면TV 시장의 약 5%인 340만대로 추정하고 있다.닌텐도도 안경없이 3D 화질을 볼 수 있는 첫 3D 게임기 ‘3DS’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