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까지 400m 달리기,대학에서는 농구를 했던 탤런트 박선영씨(40 · 사진).운동이라면 자신 있던 그에게 2000년 가을 후배가 골프를 치러 가자며 라운드 약속을 잡았다. 그는 한번도 연습장을 가보지 않은 채 필드에 나갔다. 한 홀의 페어웨이 옆 언덕배기에서 네 번 연속으로 철퍼덕거리자 후배는 "골프야, 호미질이야"라며 놀렸다.

그는 그해 겨울 3개월 동안 매일 1시간씩 연습한 뒤 이듬해 봄 후배에게 톡톡히 되갚아줬다. 그해 여름 4오버파 76타(신안CC 레이디 티)를 치며 연습한 지 6개월 만에 '싱글 핸디캐퍼' 대열에 합류했다.

영화 '가슴 달린 남자'로 잘 알려진 박선영은 여자 연예인 중 골프 최고수다. 2001년 동갑내기 레슨 프로인 김희정을 통해 화이트 티에서 쳐도 된다는 얘기를 들은 뒤 6개월간 연습해 레이디 티뿐 아니라 화이트 티에서도 70타대를 치게 됐다.

그는 드라이버샷 거리가 230야드로,웬만한 남자 아마추어에 뒤지지 않는다. 장타 비결로는 헬스를 꼽았다. 그는 "여성은 근력이 떨어져 거리가 많이 나지 않는다"며 "팔뚝과 손목 근력을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령을 잡고 손목만 위로 올리는 악력 운동을 추천했다. 또 다운스윙 때 오른 팔꿈치가 배 앞으로 지나가야 스윙이 자연스럽다고 했다.

전략적인 사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90타를 깰 때 '18홀 모두 보기를 기록하면 딱 90타니까 한 타만 줄이자'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파3 두 홀에서 파를 잡아 88타를 기록한 것.그는 두 번째 샷을 하기에 가장 좋아하는 거리에 티샷을 떨어뜨리고,벙커 등 약점을 피하는 코스 매니지먼트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0년 이후 7년 동안 매일 하루 1시간 이상 연습장에 머물렀다. 지금도 퍼트를 연습한 뒤 잠자리에 드는 게 그의 루틴이다. 그는 "퍼터 헤드 윗부분의 선이 보일 정도로 천천히 스트로크하는 것이 부드러운 퍼트를 하는 요령"이라고 귀띔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