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리비아가 국가정보원 직원의 추방사건으로 촉발된 외교 갈등을 종결하고 관계 정상화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리비아를 방문 중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사진)은 30일(현지시간)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예방,이같이 합의했다고 외교통상부가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이후 넉 달을 끌어온 리비아와의 외교 갈등이 극적으로 해결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이 의원과 카다피 원수는 이번 면담에서 한 · 리비아 수교 30주년을 맞아 불미스런 추방사건을 종결하기로 합의했으며 양국 우호협력 관계를 확대 · 발전시키기 위해 양국 정부가 공동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카다피 원수는 우리 외교관 추방사건으로 야기된 주한 리비아대표부의 업무 중단과 리비아 국내법 위반으로 구금 중인 한인 두 명에 대한 석방문제가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카다피 원수는 또 리비아가 대수로 사업 등의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함께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를 통해 앞으로도 한국 기업이 리비아 내에서 불편 없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리비아 방문결과에 따라 현재 억류 중인 선교사 구모씨와 농장주 전모씨는 곧 석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는 대표부 직원들도 조만간 한국으로 돌아와 영사업무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카다피 원수를 예방한 뒤 같은 날 리비아 측의 요청으로 알 아흐무디 총리를 만나 한 · 리비아 양국관계 전반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이를 확대 ·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 6월 이후 넉 달을 끌어온 리비아와의 외교갈등은 국가정보원 직원의 정보활동을 둘러싼 의견 차이로 불거졌다. 당시 리비아 측은 국정원 직원이 리비아의 무기목록 등 군사정보를 수집해 이를 미국과 이스라엘에 넘기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직원을 추방했다. 반면 우리 측은 수차례 정부 대표단을 보내 "한국 방위산업체의 수출에 도움을 주기 위한 통상적인 정보수집 활동"이었다고 설명했으나 리비아 측의 오해를 불식시키지 못했다. 결국 이 의원이 다시 리비아를 방문,카다피 원수를 직접 만나 담판을 지은 것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