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준에서 강제적 반대 당론 채택 쉽지 않을 듯"

민주당 지도부가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대응을 놓고 당 안팎의 비난에 처하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현미경 검증'을 벼르며 공세를 취했지만 지명 직후 호평을 내놓은 데다 여권과의 사전 교감설까지 불거지면서 출발부터 상황이 꼬인 탓이다.

여기에 29∼30일 이틀간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이렇다할 '결정적 한 방'이 등장하지 않아 '호남 출신 봐주기' 논란도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

당장 당 일각선 박지원 비대위 대표 등 원내 지도부가 적극적 검증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특히 청문위원들 사이에선 "총알받이가 됐다", "설거지만 하다 말았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달 김태호 후보자 청문회 당시 '찰떡 공조'를 취해왔던 다른 야당도 맹공을 퍼부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도대체 청문회를 할 의지는 있는 것인지 울화통이 터진다"며 "한나라당의 푸들 노릇만 하고 말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도 논평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짬짜미 청문회'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대표는 "현 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필수과목'인 병역문제 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지만 민주당이 내달 1일 본회의 인준 과정에서 적극적 저지에 나서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당내 대체적 관측이다.

원내 핵심 인사는 "강제적 당론으로 채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본회의장에 들어가 반대표를 던지는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본회의에 앞서 오전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대응 수위를 놓고 호남과 비호남 출신 사이에 논란이 불거질 공산도 없지 않아 보인다.

당 안팎의 논란을 감안한 듯 박 대표는 내달 3일 비대위 대표직 사임에 앞서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이제는 '겸손모드'로 갈 것"이라며 "원내대표직에 전념하며 국정감사 및 4대강 예산국회에 전념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정세균 정동영 손학규 후보 등 이른바 '빅3'에 대해선 "국민을 바라보고 현 정권에 좀 더 각을 세우고 나갔더라면 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을 텐데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다"며 "비대위 대표를 하면서 계파간 갈등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