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물질주의적 가치관과 일부 지도층의 부도덕성이 공정사회에 대한 관심을 높인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28일 주제발표에서 "한국인들은 다른 무엇보다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한 조사에 따르면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가진 국민의 비율이 주요 선진국은 40~50%인 데 비해 한국은 85%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자신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한국인들의 열광을 보며 '경제 몰입 사회에서 시민들이 갈증을 느낀 것'으로 평가했다"며 "근대화 과정에서 경제를 최우선시했던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도덕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 지수 보고서를 인용,지도층이 지위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조사에서 국회의원,고위 공무원,최고경영자 등 사회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지수는 100점 만점에 26.48점에 그쳤다. 직군별로는 국회의원이 16.08점으로 최하였고 고위 공무원(26.4점),대기업 최고경영자(28.12점)도 점수가 낮았다.

장 교수는 "대통령은 공정 사회를 주창하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로 가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정한 사회로 가려면 불공정한 체제 속에서 이익을 누렸던 집단의 저항을 극복해야 한다"며 "불공정을 재생산하는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