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밀듯 들어오는 외국자금, 왜 '한국경제 연착륙'에 베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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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이후 예상되는 대내외 여건을 감안한 예측기관들의 우리 경제 수정전망 작업이 마무리됐다.
이번 예측은 2011년 한국경제 및 증시가 어떻게 될 것인지 알아보는 좋은 자료다.
정도의 차가 있지만 국내 예측기관들이 수정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평균 5.6% 수준이다.
한국은행과 정부는 각각 5.9%, 5.8%로 비교적 큰 폭으로 올려 잡고, 민간 예측기관들도 5.5% 내외로 내다봐 각종 예측시 정부기관에 비해 신중하게 보는 관행을 감안하면 성장률면에서는 견해차가 없어 보인다.
해외 예측기관과 국제 금융사들은 국내기관보다 더 낙관적으로 수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 4월 4.5%에서 7월 5.7%, 9월 6.1%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바클레이즈 등 일부 투자계 국제 금융사들은 6%대 초반까지 내다봤다.
성장률만 놓고 본다면 한국이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예측기관들이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올려 잡는 데에는 상반기 실적이 워낙 좋았던 데다, 상반기 실적의 일등공신이었던 수출증가세가 하반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근거에 기반했다.
다른 국가와 달리 4월 이후 비교적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고용사정도 하반기 이후에는 소비증가로 연결돼 소득기여도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높을수록 좋다는 경제발전단계 초기나 위기극복 초반부의 선입견에서 보면 올해 우리 경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경제발전 단계와 위기극복 정도가 올라갈수록 거시경제 측면에서 보면 성장과 함께 물가와 고용, 대외수지와 같은 다른 정책목표간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올 7월에 단행했던 기준금리 인상도 이런 각도에서 봐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금리를 올린 직후부터 우리 내부에서는 경기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벌써부터 '불붙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어 그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관별로 입장차를 보이는 것은 내년에 예상되는 4%대 성장률의 의미와 금리인상 효과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점이다.
2011년 4%대 예상 성장률은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이 3%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견실하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입장이다.
기준금리 인상도 최근처럼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져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져있는 상황에서는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민간기관들은 성장률이 올 6%대에서 4%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인상한다면 경기둔화를 가속시킬 우려가 있다고 반박한다.
일부 민간기관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를 의미하는 '더블 딥'과 성장률이 잠재수준 밑으로 떨어지는 '경착륙' 우려까지 제기한다.
통화정책의 전달경로상 시차를 감안해 앞으로 예상되는 성장률이 잠재수준을 웃돈다면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긴축수단을 동원해 경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활주로(잠재성장률) 위에 떠있는 비행기(실제 혹은 예상성장률)를 비행조정사(정책당국)가 승객(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연착륙(soft landing)'시킬 수 있느냐는 점이다.
최근 경기논쟁을 벌이는 두 주체가 연착륙 달성에 최종 목표를 두고 있다면 모두 일리가 있고 건설적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
이 논쟁의 결론을 토대로 금리를 올릴 경우 부작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시장친화적'인 통화정책이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G2' 경기문제도 연착륙만 달성한다면 문제는 없다.
한 나라의 성장률이 떨어지는 게 증시에는 반드시 악재만은 아니다.
오히려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경기과열에 따른 위험까지 줄여 주가가 의외로 오르는 것은 정형화된 사실이다.
이는 2004년 6월 이후 미국이 연착륙 달성을 목표로 금리를 올려나간 이후 증시를 비롯한 자산시장의 황금시대가 전개됐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경제 연착륙 달성'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면 외국인들 사이에는 빠르면 올해안에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돌파, 내년에는 정착할 것으로 보는 시각들이 의외로 많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최악의 상황이 지닌 것으로 판단한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물밀듯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한국에 유입되는 것도 이런 시각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만큼 올 7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벌어지는 경기논쟁은 연착륙 달성에 모아져야 한다.
분명한 것은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을 정당화하거나, 민간기관들은 정부로부터 지원을 더 받아내기 위한 도구로 악용하다면 우리 경기는 더블 딥(혹은 경착륙)에 빠져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급락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고통은 크게 올라갈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