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부산이 들썩…순익 1등·관중 100만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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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열성팬·경기력·마케팅조합
스포츠 넘어 문화 아이콘으로
PS진출로 1500억 경제효과 기대
열성팬·경기력·마케팅조합
스포츠 넘어 문화 아이콘으로
PS진출로 1500억 경제효과 기대
부산이 들썩이고 있다. '가을 야구' 열풍 때문이다. 부산에 연고를 둔 롯데 자이언츠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롯데 팬들은 즐겁기만 하다. 3년 연속 흑자를 낸 구단 측도 승패를 떠나 경기를 즐기고 있다. '부산갈매기'로 잘 알려진 열혈팬들에 힘입어 야구용품 및 기념품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간다. 야구장 주변 상권도 특수를 누린다. '가을 야구 정기예금'을 비롯한 금융상품이 대박을 터뜨리는 등 지역경제에도 막대한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롯데의 성공은 충성스러운 고객과 적극적인 마케팅,효율적인 경영기법 등 3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열혈팬과 마케팅이 만들어낸 합작품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롯데가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은 24일 사직구장.정규 시즌의 마지막 홈게임을 앞두고 경기 시작(오후 6시30분) 2시간 전부터 관중들로 주변이 북새통을 이뤘다. 평일인데도 2만명에 가까운 관중이 몰렸다. 50여명이 함께 온 강민호팬클럽의 한 회원은 "멋진 선수도 보고 스트레스도 한방에 날릴 수 있는 데는 야구가 최고 아입니꺼"라고 말했다.
사직구장은 2008년(137만명)과 2009년(138만명)에 이어 올해(117만명)도 관중 100만명을 돌파했다. 3년 연속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홈관중을 끌어모았다. 최다 홈관중과 최대 순이익,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트리플 크라운'(타율 · 홈런 · 타점 1위)을 달성했다.
극성스러울 정도의 열혈팬 외에 기업식 경영마인드를 도입한 구단 측의 노력에서도 성공 비결을 찾을 수 있다. 롯데는 경기장 내 광고판 공간을 최대한 확보,광고수입을 늘리고 홈구장 사용료는 최소한으로 줄였다. 지난 7월에는 30억원을 들여 통합 정보시스템(GIS:giants information system)을 구축해 온라인 리서치와 마케팅,기록분석,매출분석,원스톱 티켓 예매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 2007년 탁상 달력을 시작으로 온라인 유니폼 주문 제작 등을 통해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직구장 내 '자이언츠 숍'의 상품담당자인 홍준재씨는 "모자와 셔츠 등 야구용품 매출이 3000만~4000만원으로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야도(野都)부산,경제도 신났다
사직야구장 주변 상가는 이날 점심 때부터 손님을 맞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오후로 접어들자 통닭,족발,오징어,생수 등을 파는 야구장 입구 주변 30여곳의 가판대 상인들은 넘쳐나는 고객을 맞느라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였다. 사직구장 인근의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먹거리의 매출이 평소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사직구장 바로 앞 300여곳의 음식점이 몰려 있는 '먹자골목'도 신이 났다. 소문난 춘천막국수의 한 직원은 "경기가 있는 날이면 3배 이상 손님들이 늘어 보통 50명 이상이 길게 줄을 선다"고 말했다.
우승을 바라는 팬들의 열망은 관련 금융상품 출시로 이어지는 등 산업 연관 효과도 만만치 않다. 부산은행은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들면 0.1%,우승하면 0.2%의 가산금리를 주는 '가을 야구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이 예금은 2008년 2500억원,지난해 2000억원을 모은 데 이어 올해 목표인 2000억원도 한 달 만에 달성했다.
롯데는 지난해 34억37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13억5900만원)보다 153%가량 급증했다. 국내 8개 프로야구단 가운데 최고 실적이다. 2,3위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작년 순이익은 각각 1억1700만원과 2800만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구단은 적자였다.
롯데는 올해도 3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만 1500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2400여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매출 100억원짜리 중소기업 10개 이상을 창출하는 효과를 얻는 셈이다.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자이언츠 효과가 올해도 부산 경제에 1500억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