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교육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내곤 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은 사회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지만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과 교육 불평등이라는 문제를 낳기도 한다. 그 대안으로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 체계인 이러닝(e-learning)이 뜨고 있다.

정보기술(IT) 강국답게 정부의 발빠른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미 2004년 7월 세계 최초로 '이러닝산업발전법'을 제정했고,이러닝 산업의 범주에 '이러닝에 필요한 하드웨어 및 기기의 연구제작업'을 넣는 등 제도적 지원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이러닝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23%를 보이고 있으며,올해 국내 시장규모도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유행은 이러닝 산업에는 기회이자 위기다. 애플리케이션 시장 진출이라는 블루오션이 개막될 수도 있지만,자칫하면 애플이나 구글 같은 해외 업체가 스마트 시대의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과실을 챙기는 최악의 사태가 야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 등 국내 기업들은 최신 모바일 기기와 스마트TV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이러닝 플랫폼은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전하다.

국가전략산업인 이러닝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기술과 콘텐츠 개발은 물론 지식재산권 문제,기술표준화 등 산적한 과제 해결이 급선무다. 다행히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을 비롯해 업계와 정부가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결과물을 내놓는 중이다.

특히 16일 코엑스에서 개막돼 18일까지 계속되는 '이러닝위크 2010'은 이러닝산업 발전을 위해 관련 기업들은 물론 정부 부처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근대교육 도입 후 100년 동안 거의 그대로인 교실 풍경의 혁명적 변화를 볼 수 있고,개인 혹은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받을 수 있는 더 좋고 편리한 교육 시스템을 접하는 자리다. 스마트 시대의 수요자들을 겨냥한 모바일 콘텐츠와 플랫폼까지 다수 출품됐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우리 이러닝이 세계 교육시장에서 통할 정도의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를 기대한다.

정경원 <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