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이 앞으로 추세적으로 하락(원화가치 절상)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LG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국내총생산(GDP), 경상수지, 교역조건, 국내외 금리차 등을 감안해 산출한 적정 환율은 달러당 1070~1110원으로 나타났다. 지금 환율이 1161원 선인 만큼 최대 8% 가까이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이니 우리 경제에 미칠 적지 않은 파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도 앞으로 환율이 내릴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해 달러당 1000원대 중후반이 적정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환율 하락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하락속도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제경제 전망 조사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환율이 내년에는 1010원,2012년 이후에는 900원대 후반으로 낮아질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추세적인 하락 가능성은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고 보면 대비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우리 경제가 상반기에 7.2%의 성장률을 기록한 건 높은 환율의 덕이 적지않았던 게 사실이다. 상반기 수출이 34.4%나 늘면서 2분기의 경우 성장기여도에서 수출이 3.7%포인트로 설비투자(0.9%포인트)와 민간소비(0.5%포인트)를 크게 앞섰던 게 이를 잘 보여준다. 환율 하락이 결코 반갑지 않은 이유다. 물론 수입 측면에서는 환율이 내리면 이득을 보지만,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 입장에서는 수출 쪽의 차질을 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환율 하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 강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야 할 요인들이 많은 상황인 만큼 기업들이 금리상승과 환율하락의 부담을 동시에 안게 되는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우리 외환시장이 외부세력에 쉽게 휘둘리는 취약성을 안고 있는 만큼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시장의 방어력을 키우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