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우리은행에서만 총 4억7천만원 대출

8.29 부동산 대책의 하나로 도입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13일 시작된 가운데 일단 초기 대출은 매우 저조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국민주택기금 수탁은행인 농협과 우리·하나·기업·신한은행 등 5곳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실적을 파악한 결과, 우리은행에서만 첫날에 4억7천만원(8건)의 대출금이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1년과 다시 시행된 2005년에는 초기부터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에는 주택 거래가 활발한 상황이어서 이미 상품을 출시하기 전에 계약된 물량이 많아 대출도 활발했지만, 최근에는 주택시장이 침체해 초반 대출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첫날 실적으로 향후 전망을 점치기는 어렵지만, 각 은행 콜센터 등에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추석이 지나 이사철이 본격화하면 점차 대출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최근 수도권 집값이 하락하고 있고,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수요자들이 선뜻 돈을 빌려 집을 사기를 꺼리는 데다 금리도 낮은 편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어 앞으로도 대출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결정되는 장기안정금리이고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어 시중의 고정 및 변동금리 상품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예고된 상황이어서 어차피 집을 살 실수요자라면 이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도 이 상품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내고 집값이 상승세나 강보합세로 돌아서면 대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춘수 신한은행 반포래미안지점장은 "가장 낮은 고정금리 상품인 주택금융공사의 U-보금자리론(5.3%)보다 조건이 좋다"며 실수요자가 시세보다 10~20% 싸게 나온 급매물을 사는 데 이 상품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제도는 가구원 전원이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무주택자로, 부부 합산 연소득이 4천만원 이하인 경우 비투기지역의 85㎡ 이하,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면 연 5.2%(3자녀 이상은 4.7%)의 금리를 적용해 2억원까지 지원해주는 것이다.

대상 주택에는 신규분양 아파트뿐 아니라 기존주택,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등이 모두 포함된다.

내년 3월 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시행되며 1조원으로 책정된 기금이 소진되면 대출이 중단된다.

이 대출과 관련해 궁금한 사항은 우리은행(☎ 1588-5000), 농협중앙회(☎1588-2100), 하나은행(☎ 1599-1111), 기업은행(☎6322-5000), 신한은행(☎1599-8000)으로 문의하면 된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