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천안함 폭침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를 발간, 공개했다. 지난 5월20일 조사결과 발표 후 4개월여 만에 발간한 보고서는 시뮬레이션 자료 및 관련사진 등을 보완한 것으로 천안함 사건의 '최종 보고서'라고 볼 수 있다. 보고서는 국제해사기구의 함정 침몰사고 분석틀을 동원, 일각에서 제기하는 좌초 가능성을 배제했다. 또 미국과 한국 조사팀이 분석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는 한편 미국과 영국, 한국 조사팀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어뢰에 의한 폭발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합동조사결과 최종 보고서는 천안함 폭침이 의심의 여지없이 북한의 소행임을 분명히 한 것에 다름아니다. 그런 만큼 이제 천안함과 관련된 진실 논란은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무엇보다 영국과 스웨덴이 참석한 객관적 조사에 대해 세계 주요국들이 그 결과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비과학적인 논리와 불순한 의도로 음모론을 제기하며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고 보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국민들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것은 물론 억울하게 희생된 천안함 장병들과 그 유가족들의 상처를 더욱 깊게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천안함 사태 이후 얼어붙었던 남북간에 새로운 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어제 수해 지원을 요청해 온 북한에 쌀 5000t과 시멘트 등 구호물자 100억원어치를 전달키로 한 데 이어,오는 17일 개성에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의할 방침이라고도 한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북의 제안과 우리의 역제안도 대화 분위기 조성에 긍정적이고,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도 바삐 돌아가고 있다.

물론 인도적 차원의 지원과 교류는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는 있지만,천안함 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 및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전혀 달라질 게 없다. 정부는 향후 남북관계에서 이 점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이 천안함을 둘러싼 불필요한 의혹제기와 소모적 논쟁을 줄이는 길이고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