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유북한방송, 중국내 북한주민들 반응 전해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주민들은 남한과 국제사회가 북한에 수해 구호물자를 지원해도 이재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9일 전했다.

친척을 방문하려고 보름 전 중국에 왔다는 황해북도 사리원시 주민 림주리(가명)씨는 "이곳에서 남조선 텔레비전을 보고서야, 남조선이 수해지원을 할 거라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도 간부들만 배불리지 일반 백성들에게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방송에 말했다.

림씨는 "조선(북한)에 있으면 외국에서 원조를 받아도 전혀 보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은 알 수가 없다"면서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주민들은 남한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지만 별로 반기지 않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5년 전 북한을 빠져나왔다는 장모씨는 "과거 남조선에서 쌀과 비료를 대량 지원했을 때도 직접 혜택받은 주민은 없었고, 지원 물자 일부가 장마당에 흘러나와 팔리는 정도였다"면서 "당시 북한 당국은 장군님(김정일)의 선군정치에 두려움을 느낀 남조선이 쌀과 비료를 보내왔다고 선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에 남조선이 구호물자를 보내도 북조선에서 그대로 보도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쌀의 경우 품질이 좋으면 당과 군 간부나 일부 외화벌이 식당 등에 공급되고, 중장비와 시멘트는 수해복구 현장이 아니라 평양 10만세대 주택건설 현장이나 희천발전소 공사장 같은 곳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