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차이나머니'의 한국 주식 · 채권 투자액이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8개월 만에 이미 작년 연간 투자액을 넘어서 중국 투자자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의 올해 한국 채권 순투자(만기 상환액을 뺀 실질 매수 규모)는 2조8710억원,주식 순매수는 766억원으로 총 2조947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4700억원 추정)에 비해선 6.3배에 달하며 지난해(1조793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 속에서도 돋보이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원화 가치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중국자금의 한국물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투자 대상별로는 차이가 뚜렷하다. 채권은 수년째 인기가 치솟고 있는 반면 주식은 올 들어 매수세가 한풀 꺾였다. 중국자금의 채권 투자는 2008년 7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조7930억원으로 급증했고 올 1~8월엔 2조871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주식 투자는 2008년 4000억원,지난해 8813억원으로 증가하다 올 들어선 76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투자 주체 면에서도 채권과 주식의 차이가 뚜렷하다. 채권 매수자는 대부분 중국 정부당국이나 준정부기관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해외물을 사들이는 중국투자공사(CIC)가 채권 매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주식은 펀드나 개인의 투자 비중이 30~40%에 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한국 주식 매수자의 20~30%는 펀드이며 10%는 중국 개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수요가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적격 국내기관투자가(QDII) 자격을 가진 자산운용사들의 한국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병익 금융투자협회 전문위원은 "2008년부터 중국에서 열고 있는 '한국자본시장 설명회'에 대한 관심이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오는 20~21일 선전에서 열리는 설명회에도 자오상증권 대표 등 170여명이 참가 등록을 했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