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현장 진짜 바뀌나] 전임자에 월급 안 주자 노조 결국 협상테이블로
기아차 무파업타결 막전막후
노사 대치 상황에서 기류를 바꾼 것은 사측의 '강공'이었다. 사측은 지난달 1일 전임자 204명에 대해 무급 휴직처리하고 관행적으로 제공하던 전임자 차량과 숙소까지 환수했다. 같은 달 10일엔 전임자 전원에 대해 월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와 관련,전임자 수를 21명으로 줄여야 하는데 노조와 합의하지 못해서다. 월급을 받지 못하자 노조 간부 중 이탈자가 속출했다. 현업에 복귀한 전임자가 50여명에 달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달 11일 협상 테이블에 앉은 지 20일 만에 임단협을 전격 타결했다. 협상의 쟁점은 두 가지였다. 임금 및 복지 수준이 만족할 수준인가,또 타임오프 접점을 찾을 수 있는가였다.
임금 및 복지 합의안에 대해선 반대 목소리가 크지 않다. 조합원 임금이나 복지보다 정치 투쟁을 앞세워 온 현장조직 '노동해방선봉대'조차 소식지를 통해 "돈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했을 정도로 성과급이 많다는 평가였다.
또 다른 쟁점인 타임오프 합의안 역시 의외로 쉽게 타결됐다. 노사 모두 법 자체를 무시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번에 신설한 수당을 조합 회비로 전용해 전임자 수를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노조 관계자는 "별도 수익사업도 벌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측에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21명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선 조합 회비를 올려 충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합원 정서는 이와 다르다. 기아차의 한 직원은 "1인당 9000원 정도의 수당 인상분을 조합비로 활용하겠다는 집행부 구상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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