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들이 비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화물 운송 부분에서의 업황 둔화 가능성과 IFRS(국제회계기준)도입에 따라 마일리지 확대로 인한 부채비율이 올라갈 것이란 우려감에 조정을 받았던 항공주가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31일 오후 1시24분 현재 대한항공은 전일대비 800원(1.11%) 오른 7만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0.99% 상승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실적개선 기대감에 지난 5월 이후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6월29일 52주 신고가(8만5700원)를 경신한 이후 꾸준히 약세를 보이다 최근에는 7만원대에서 박스권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상승하던 주가는 지난 7월13일 1만300원을 찍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그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현재는 8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현재 주가는 업황 둔화 우려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수준이라며 중국 수요가 꾸준히 늘어 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항공주의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화물수요 둔화는 당연

하반기 성장 둔화가 우려되는 화물운송 부문에 대해서는 지나친 걱정이라는 지적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항공화물 물동량이 급증한 점을 보면 하반기에 물동량이 그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는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공화물 수송실적에서 최상위권에 속해있는 아시아권 항공사의 대부분이 2005~2009년의 화물운송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던 시기에 캐퍼시티(수용량)를 감소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수익성 둔화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또 "올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일본의 JAL은 구조조정 계획에 의해 올 10월까지 운항중인 화물기 10대를 모두 매각하고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새로운 수요처에 대한 기대도 있다. 양 애널리스트는 "항공화물부문에서 IT(정보기술)제품의 비중은 2005년 대비 감소하고, 자동차 전장부품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태양광산업의 잉곳, 웨이퍼등의 수출물량이 증가해 항공화물의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 하반기에는 여객이 주도한다

상반기에 항공주의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주요인이 화물운송 수요 강세에 의한 것이었다면 하반기 이익 모멘텀(상승동력)은 여객수요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민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7월 국제여객 및 화물 탑재률(Load Factor)은 각각 79.7%와 77.8%를 달성한 것"으로 추산한다며 "화물 수요 둔화를 감안하더라도 여행 최대 성수기인 8월과 긴 추석 연휴로 여행수요의 강세가 기대되는 비수기인 9월까지도 높은 수준의 좌석 이용률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반기에는 또 내국인 출국자가 늘어나고 중국발 수요로 인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양지환 애널리스트는 "올 상반기 내국인 출국자수는 593만3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했다"며 "올해 출국자수는 전년동기대비 약 23% 증가한 1167억9000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우 올해 출국자수가 5847만2000명으로 1994년에 비해서는 857% 늘어날 전망이지만 여전히 총인구대비 3.57%에 불과하다"며 "중국의 도시가계 소득이 올라감에 따라 출국자수의 증가세도 가파르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 마일리지 확대 적용 부채비용 증감 항공사 마다 달라

마일리지의 확대 적용으로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올라갈 것이란 우려도 지나치다는 판단이다.

양지환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말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충당부채는 3112억원으로 총 부채 14조5730억원의 3% 수준에 해당한다"며 "IFRS(국제회계기준)도입에 의한 부채비율 증가는 실제 현금흐름을 동반하지 않는 장부상의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할 수는 있지만 향후 마일리지 사용시에는 수익으로 인식돼 부채를 차감하는 식으로 회계처리가 이뤄져 부채비율은 점차적으로 감소할 것이란 지적이다.

양 애널리스트는 "2005년에 유럽 항공사들이 IFRS적용시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했다"면서도 "주가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고, 항공사 마다 마일리지 유효기간과 마일리지 소멸률의 차이가 존재해 부채비율은 항공사마다 달랐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