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투먼-北남양 노선이용할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 닷새째인 30일 오전 8시 10분(한국시간 오전 9시 10분)께 전용 특별열차 편으로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역을 출발했다.

이날 오전 7시 50분께 김 위원장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의전차량 35대는 숙소인 쑹화(宋花)강 내 타이양다오(太陽島)의 영빈관을 떠나 하얼빈역에 도착했다.

특별열차가 어디로 향할 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귀국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특별열차는 하얼빈에서 우창(五常) 또는 상쯔(尙志) 방향으로 간 것으로 보인다.

상쯔 방향으로 갔다면 무단장(牧丹江)-왕칭(汪淸)-투먼(圖們)으로 연결된다.

우창(五常)으로 갔다면 둔화(敦化)-안투(安圖)-옌지(延吉)-투먼으로 이어진다.

이로 미뤄 김 위원장은 특별열차 편으로 투먼에서 두만강을 건너 북한 남양으로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투먼으로 직행하지 않고 항일유적지가 많은 무단장을 경유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무단장에는 조선인들을 포함한 동북항일연군 소속의 여군 8명이 일본군에 맞서 싸우다 궁지에 몰리자 죽을 지언정 붙잡히지는 않겠다며 모두 강에 몸을 던져 투신한 '팔녀영웅석상' 등이 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 지린(吉林)과 창춘(長春) 등 '창지투 개발계획'의 주요 도시를 방문한 점으로 미뤄 나머지 한 곳인 투먼에서 관련 경제시찰을 하고서 귀국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의 의전차량 이동으로 하얼빈에 교통통제가 시작되자 네티즌들은 인터넷에 이날 오전 7시48분 현재 "시내의 우의로, 중산로 등의 주요 도로가 김 위원장 이동탓에 막히고 있다" "하얼빈역에서 남행하는 열차가 서너시간째 연착되고 있다" 등의 글을 올렸다.

이는 중국 정부의 보도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일반인들도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상당히 알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하얼빈에서 '동북항일연합군'의 기념관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항일연군은 일제시대에 고(故) 김일성 주석이 휘하 공산주의자들을 이끌고 중국과 연합해 만든 조직으로 만주지역에서 항일무장투쟁을 했다.

이 기념관은 하얼빈 타이양다오 소재 김 위원장의 숙소 부근에 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하얼빈 공대와 터빈공장 등을 찾았으며, 곡물회사인 베이다항은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일행은 지난 28일 오후 9시 15분께 창춘(長春)역을 출발해 당초 연변조선족자치주 등으로 향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곧장 하얼빈으로 직행해 1박2일을 보냈다.

(베이징.하얼빈.선양연합뉴스) 박종국 인교준 홍제성 특파원 pjk@yna.co.krkjihn@yna.co.kr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