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계기로 청와대와 한나라당 간 당.청관계의 변화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김 후보자 자진사퇴에 한나라당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당.청 관계에서 당의 입지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당.청 관계를 활성화 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대통령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간 회동을 매월 1회로 정례화하고,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국무총리, 총리실장, 특임장관, 대통령실장, 청와대 정책실장, 정무수석이 참여하는 `9인 회의'를 격주 개최키로 한 것은 당.정.청의 일체감을 더할 기회가 될 것으로보인다.

그동안 뜸했던 고위당정회의를 매월 한차례 삼청동 총리공관과 국회에서 번갈아 열기로 한 것도 소통 강화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에도 불구하고 `엇박자'를 우려하는 시각이 여전히 적지 않다.

김 후보자 자진 사퇴건만 하더라도 청와대와 당이 뒤늦게 의견을 모았지만 상당기간 견해 차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정부가 행정고시 폐지, 담뱃값 인상, 통일세 신설 등 굵직굵직한 사안을 사전에 당과 협의없이 발표하는 등 불협화음을 빚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정부 집권 후반기에는 당이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청와대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향후 당.청 관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친이(친이명박)계 중진 의원은 "의원들 입장에서는 총선과 대선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에 대해 민심을 반영한 국정운영을 해달라는 요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도 "2012년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의 위기감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며 "정부가 민심을 읽지 못하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이 소장파 의원들의 목소리는 더 적극적이다.

한 의원은 "지난 2년간 청와대의 주도속에 당은 `예스 맨(Yes Man)' 노릇만 해왔는데, 이제는 당이 리드해 나가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또 다른 친이 핵심 의원은 "청와대 참모진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만큼 그 역할을 당이 해야 한다"며 "이것은 반발이 아니라 민심의 전달"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