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10.08.27 14:39
수정2010.08.27 14:39
1800포인트에 대한 도전이 번번이 좌절되면서 더블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스와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 차이가 다시 931BP까지 벌어지고 이로 인해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부정적 시각이 더욱 커지고 있다.
채권 시장의 강세가 기대 이상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주중에 발표된 주택 지표들이 예상을 크게 하회하며 실망을 준 것도 비관론자들의 목소리를 키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간단히 두 가지의 이유를 들어 더블딥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견해를 펼치겠다.
첫째, 국제 상품시장에서 투기적 포지션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투기적 포지션이란 비상업적 포지션으로, 위험에 민감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더블딥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 투기적 포지션은 감소하려 할 것이다.
최근 투기적 포지션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은 더블딥에 빠질 위험이 거의 없음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선진국에서 이머징 마켓으로 큰 돈이 흐르고 있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이다.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은 물론이거니와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아시아 시장은 올들어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 있다.
돈의 입장에서 아시아의 증시는 이머징, 즉 위험시장이다.
돈이 투기적 포지션과 이머징 마켓으로 향하는 상황에서 더블딥 우려는 기우이다.
따지고보면 이런 오해가 생긴 것은 채권 시장의 강세 때문일 것이다.
현재 미국의 국채 수익률은 10년물 기준으로 이미 2.5%를 하향한 상황으로, 일반적인 금융상식으로 채권 시장의 강세는 오랜 시간동안 시장에 위험이 커지고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채권 시장의 강세를 과거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
현재 채권 시장의 비정상적인 강세는 시장에 위험이 커져서가 아니다. 이는 단지 유동성 문제이다.
시장에 돈이 많아지게 되면 돈을 빌리려는 수요보다는 빌려주려는 공급이 증가한다.
그리고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 금리가 낮아지게 된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 해줄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
화폐의 시간가치를 의미하는 TVM(Time value of money)에 적용해보면, 현 시점에서 향후 이자율(정책금리 기준)이 1%포인트만 올라도 투자자는 채권 투자비에 대한 자본 손실을 무려 20% 가까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국채를 지속적으로 사들이는 것은 시중에 풀린 유동성(돈)으로 인해 더 이상 금리는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지, 위험이 커져서는 아닐 것이다.
위험은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는 변수이나 유동성은 앞으로 변할 수 없는 상수이기 때문에, 가변성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장기물에 대한 투자를 감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시장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달러화 하락에 대한 전망이 커지면서 돈은 상대적으로 화폐가치 절하 위험성이 적은 아시아권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안이 바뀌면서 올해 내 국내 주식 비중을 16.6%까지 올리고, 내년까지는 18%에 맞춰야만 한다.
현재 겨우 13.6%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면 방어막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