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사실로 확인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대북 소식통은 26일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26일 새벽 0시께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넘은 것으로 안다"며 "김 위원장의 삼남 김정은이 동행했는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내달 초 당대표자회를 앞두고 김 위원장이 김정은을 중국 측에 공식 후계자임을 알리기 위해 데려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두 대가 평양에서 동시 출발했다는 점은 이례적이어서 김정은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방중의 목적이 북한 내부의 중요한 사정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나아가 지난 8일 북한에 나포된 대승호 송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로서는 현재 (김 위원장 방중과 관련해)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면서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중국 정부의 사전 연락 및 김정은의 동행 여부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이 하루 연기됐다는 일부 관측에 대해 "미국 정부가 언급한 내용 이상으로 밝힐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해외 반응은 다소 달랐다.

미국 일본 중국 등 각국 정부는 방중 여부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은 채 외교 및 정보라인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센고쿠 요시토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김 위원장 방중 정보에 대해 확인 중이며,확실한 내용을 알게 되면 바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방중 징후에 대한 정보는 인지하고 있지만,사실 여부와 행선지,목적 등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 역시 종전 김 위원장 방중 때처럼 공식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준혁/이관우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