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집 근처에서…KT, 전국 30곳에 스마트워킹센터
경기도 분당 정자동 KT 본사 1층.23일 문을 연 스마트워킹센터에는 12명의 직원들이 업무처리를 하느라 분주했다. 이들은 대부분 분당에 사는 직원들이다. 60여평 규모의 스마트워킹센터에는 벌집 모양의 개인 사무공간 20개가 있고 한쪽으로는 60인치 크기의 모니터가 장착된 3개의 화상회의실,밀폐형 사무공간인 2개의 콰이어트 룸(quiet room)이 따로 마련돼 있다.

◆한 시간 넘게 걸리던 출근 10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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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에 사는 '워킹맘' 장정효 KT CR부문 사업협력담당 대리(35)도 이날 스마트워킹센터에서 하루종일 업무를 처리했다. 원격화상회의시스템으로 광화문에 근무하는 부서원들과 화상회의를 가졌다. 장 대리는 이날 출근하는 데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영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일반화된 스마트워크가 국내에서도 본격화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곳은 KT가 처음이다.

일은 집 근처에서…KT, 전국 30곳에 스마트워킹센터
◆KT,내달부터 똑똑하게 일한다


KT는 분당 스마트워킹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다음 달 말까지 고양,서초 등에 2개 센터를 추가로 연 뒤 연말까지 9개 센터로 늘릴 계획이다. 2012년 말까지는 전국 30개 지역에 스마트워킹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분당과 서초 센터는 KT 직원들만 이용하고 나머지 센터는 외부에도 개방한다. 석호익 KT 부회장은 "스마트 워크(smart work)를 단순한 '재택근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며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자 기업 문화의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KT는 다음 달부터 직원들이 근무 시간과 근무지 등을 선택,유연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우선 육아 여성과 연구 · 개발(R&D) 및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6500여명의 직원 가운데 희망자를 받는다. 이상훈 KT 기업사업부문장(사장)은 "더 이상 임원들도 사장실 앞에서 업무 보고를 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며 "집이건,길거리건,다른 사무실이건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유 · 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마트 워크 사업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 사장은 "아직 매출 목표를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국내 스마트 워크 시장의 절반 정도를 KT가 차지할 것"이라며 "2015년까지 115만명의 근로자들이 KT의 스마트 워크 솔루션을 쓸 수 있도록 사업을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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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모바일 오피스 본격 도입

SK그룹도 이날부터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를 본격 가동했다. 직원들은 사무실 PC에서만 가능했던 메일 확인,전자결재,일정관리 등 각종 회사 업무를 스마트폰 등으로 어디서나 손쉽게 할 수 있게 됐다.

그룹에 따르면 지난 5월 자체 모바일 오피스인 '티 오피스(T office)'를 구축해 시범 운영한 결과,시 · 공간의 제약이 크게 줄어들면서 평균 10시간 걸리던 전자결재 처리 시간이 9시간으로 단축됐다. 지난달 스마트폰을 통해 오간 49만여 건의 업무 메일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1만여 건은 업무 시간 외에 송 · 수신된 것으로 집계됐다.

박영태/안정락/조재희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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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워크

시간 장소 등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업무방식.원거리 사무실로 출퇴근하지 않고 집 근처에 있는 스마트 오피스(스마트워킹센터)에서 원격 근무하거나 재택근무,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근무 등을 스마트워크라고 부른다. 정부는 2015년까지 공공부문 근로자의 30% 이상을 스마트워크 방식으로 근무하도록 바꿔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