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다인 9경기 연속 홈런을 작성한 거포 이대호(28)가 이번에는 7년 만에 40홈런 고지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대호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과 홈경기에서 6회 시즌 40호 솔로 홈런을 때렸다.

이대호는 2-5로 뒤진 상황에서 홍상삼의 구속 144㎞짜리 몸쪽 낮은 직구를 정확하게 때려 왼쪽 외야 바깥쪽 펜스를 넘기는 장외 홈런을 날렸다.

비거리가 무려 145m나 됐으며 이번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멀리 날아간 홈런으로 기록됐다.

사직구장에서 장외홈런이 나온 것은 2007년 4월21일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도 이대호가 현대를 상대로 비거리 150m짜리 홈런을 터트렸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40홈런이 나온 것은 2003년 이승엽(56개, 당시 삼성) 이후 7년만이며 프로야구 통산 13번째다.

지금까지 국내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에서 홈런 40개 이상을 때린 선수는 이대호를 포함해 10명에 불과하다.

1992년 한화 장종훈이 41개의 대포로 가장 먼저 40홈런 고지를 밟았고 이승엽이 1999년(54개)과 2002년(47개)을 포함해 세 차례 40홈런의 벽을 넘었다.

이대호의 홈런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롯데는 8회 대거 5점을 뽑아 8-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대전구장에서는 1위 SK가 꼴찌 한화에 4-5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면서 시즌 최다인 6연패에 빠졌다.

SK는 8회초까지 4-1로 앞섰으나 불펜이 무너지면서 뼈아픈 역전을 허용하면서 삼성에 2경기차로 바짝 추격을 당했다.

광주구장에서는 삼성이 초반부터 타선이 터지면서 KIA를 9-5로 격파했다.

또 삼성은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48경기째 연속 승리 행진을 펼쳤다.

잠실구장에서는 넥센이 LG를 5-4로 제압했다.

한편 올해 프로야구는 이날까지 442경기에서 496만3천130명을 동원해 500만 관중에 3만6천870명을 남겼다.


●잠실(넥센 5-4 LG)

넥센이 난타전 끝에 LG와 경기 3연승을 이어갔다.

넥센은 1회 1점을 내준 뒤 3회 장기영의 1타점 3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공수교대 후 이택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1-3으로 뒤졌다.

이날 끈끈한 공격력을 펼쳐가던 넥센은 6회 송지만과 장영석의 연속 적시타로 다시 동점을 일궈냈다.

그러나 또다시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공수교대 후 1점을 내주자 송지만이 또 해결사로 나섰다.

8회 2점 홈런을 때려 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4타수 2안타로 5루타를 쌓은 송지만은 통산 3번째로 3천 루타의 고지에 올랐다.


●사직(롯데 8-6 두산)

삼성과 주중 3연전을 2승1패로 마무리하며 신바람을 낸 두산이 뼈아픈 실책으로 인해 자멸했다.

두산은 6회 이대호에게 홈런을 허용했지만 여전히 5-3으로 앞서 있었다.

불펜진이 3이닝만 잘 막아주면 승리를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8회 무사 1루에서 조성환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손시헌이 잡아서 2루로 던진다는 것이 어이없이 높게 날아가고 말았다.

내야안타와 송구 실책이 동시에 기록되면서 무사 2, 3루가 됐다.

이어 두산은 이대호의 땅볼 타구를 1루수 오재원이 잡았지만 1루쪽으로 또 악송구했다.

이 사이 손아섭과 조성환이 홈을 밟아 동점이 됐다.

두산 벤치는 급히 이현승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한 번 기세를 탄 롯데 타선을 잠재울 수 없었다.

1, 2루의 위기에 다시 몰린 뒤 전준우에게 결승 3점포를 얻어 맞았다.

두산 양의지는 9회 솔로포로 5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이어갔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대전(한화 5-4 SK)

이날 경기마저 패하면 SK는 1위 수성에 '빨간 불'이 들어올 수 있었다.

3경기 차로 턱밑까지 쫓아온 2위 삼성이 이날 KIA를 이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13일 두산과 경기에서 2이닝 동안 5실점(4자책)하며 부진했던 선발 카도쿠라 켄의 피칭은 비장했다.

잘 던져야겠다는 욕심이 강했는지 1회에는 제구력이 흔들리며 선취점을 빼앗겼지만 2회부터는 안정을 찾았다.

2회 선두 타자 정희상에 이어 전현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4회에는 아예 김태완, 정희상, 전현태 등 3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펼쳤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 무너진 불펜이었다.

7회까지 1점으로 막고 카도쿠라가 내려간 뒤 SK 불펜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대현이 8회 선두 타자 이대수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1사 뒤 이승호(20번)로 교체됐다.

이승호는 장성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나서 최진행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맞았다.

이어 등판한 송은범마저 이상훈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광주(삼성 9-5 KIA)

이번 시즌 삼성 야구는 5회면 사실상 승부를 마감한다.

최강의 불펜진을 갖춘 덕분에 올해 5회까지 앞선 경기를 모두 챙겼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무려 47차례나 5회까지 앞선 경기의 역전패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도 5회를 4-3으로 마치자 약속이나 한 듯 타선은 터졌고 불펜은 씽씽 잘 던졌다.

6회 2사 만루에서 강봉규의 2타점 중전 적시타와 신명철의 우전 적시타를 엮어 3점을 더 달아났다.

이어 9회에는 이날 승리를 자축하는 신명철, 최형우의 연속타자 홈런이 터져 승리를 마무리했다.

승리투수는 두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정현욱으로 시즌 8승째를 거뒀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장재은 기자 cool@yna.co.kr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