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증인들 출석 논란..부실 청문회 우려도

'8.8개각'으로 입각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가 날 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 등으로 파문을 일으킨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게 공세를 집중시켰던 데서 나아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부각시키며 `전선 확대'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야당의 정치공세는 차단한다는 기본 방침 속에 채택된 증인들을 모두 출석시켜 각종 의혹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정면돌파 의지를 다지고 있어 여야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조현오 내정자를 정조준할 경우 다른 후보.내정자에 대한 의혹이 묻힐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김태호 총리 후보자 등으로 `과녁'을 옮겼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소속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김태호 후보자의 말바꾸기와 구태 전시행정, 각종 의혹들을 낱낱이 밝히겠다"며 청문회 전날까지 `김태호 실체 시리즈'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해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차명계좌 특검'을 제안하는 등 여권에서 이를 이슈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즉각 차단에 나섰다.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검 운운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고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인사청문 대상자의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탈세 등 (의혹)에 대한 관심을 돌려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8.8개각이 현 정부의 국정 후반기 성패를 가늠하는 만큼 청문회에 정정당당히 임하겠지만 야당의 정치공세는 차단하겠다고 못박았다.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문 대상자를) 일방적으로 비호할 생각이 없다"며 "정책이나 자질 검증을 철저하게 하겠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야당이 제기하는 의혹의 진실은 우리 스스로 철저하게 확인할 계획"이라며 "그리고 공적인 사명감, 조직의 통솔능력, 국민에 대한 봉사의지까지 포괄적으로 검증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 공세에 끌려다니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물증이나 자료를 갖고 검증하는 것이 맞고, 야당도 그런 입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청문회가 증인 불출석, 여야 대립 등으로 부실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태호 후보자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의 경우, 출석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검찰 안팎에서 우세하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 `거물 증인'들도 아직 출석 여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가질 예정이지만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 등과 관련해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민주당의 요구를 한나라당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김정은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