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경찰, 주범1명 구속 "수사망 피하려" "합의금 유흥비 탕진"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지역 후배 80여명과 공모해 수명 단위로 팀을 만든 뒤 25차례나 교통사고 보험사기를 해 온 '영악한' 10~20대 86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16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이모(2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서모(21)씨 등 6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군(軍)에 입대해 복무중인 장모(23)씨 등 8명에 대해서는 사건을 헌병대에 이첩하고 달아난 김모(24)씨 등 8명을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22일 오후 7시께 서울 동대문구 도로에서 렌터카를 이용해 차선을 변경하는 A(31.여)씨의 승용차를 고의로 추돌해 보험사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670만원을 받는 등 2004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모두 25차례에 걸쳐 고의 교통사고를 내 6개 보험사로부터 2억200만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역할을 분담해 택시에 탄 뒤 뒤따르던 차로 추돌사고를 내거나 자신들끼리 사고를 내 입원하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나이가 가장 많은 주범 이씨 등 3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로, 자신들이 직접 보험금을 자주 받으면 의심을 받을 것을 우려해 지역 후배 4~5명을 끌어 들여 팀을 만든 뒤 범행을 저지르게 하고 보험금을 나눠주는 수법으로 범행을 지휘했다.

불구속 입건된 사기범들은 구리, 남양주 지역에서 선후배로 알고 지내던 19~25세 청년들로 유흥업소나 배달원으로, 또는 직업 없이 지내다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에 쉽게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주범 이씨 등은 보험사의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동네 선후배나 친구 등을 새로운 가담자를 모집, 범행을 저지르고 수사가 진행되자 가담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입을 맞추고 도주하도록 하는 등 증거인멸까지 시도했다"며 "가담자들은 타낸 보험금을 모두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말했다.

(고양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wy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