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참 빠르게 변합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블로그에 트위터 관련 글을 쓰면 삐딱한 댓글이 붙곤 했습니다. 왜 이런 걸 하느냐,이 따위 서비스 이용하지 않겠다. 이런 투의 댓글이었습니다. 지금은 달라졌죠.올해 초 포스퀘어라는 미국 서비스를 소개하는 기사를 썼을 때도 그랬습니다. "말도 안되는 기사"란 혹평도 들었습니다. 그 포스퀘어에 관해 얘기할까 합니다.

포스퀘어는 위치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입니다. 자신의 위치를 소셜 네트워크 친구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남길 수 있는 서비스죠.

가령 홍대 앞 맛집에서 저녁을 먹다가 마음에 들면 휴대폰을 꺼내 위치를 알리고 의견을 남길 수 있습니다. '깔끔한 맛집,서비스도 만점'.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맛집은 무슨 맛집,맛 없고 불친절'.이런 글을 남길 수도 있겠죠.

누구든지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면 포스퀘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포스퀘어만 있는 게 아닙니다. 지난달 국내에서도 비슷한 서비스가 나왔습니다. 파란의 '아임IN'과 다음의 '플레이스'.포스퀘어를 벤치마킹해 내놓은 서비스라서 여러모로 비슷합니다. 사진을 찍어 첨부할 수 있는 점은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글이라 편하기도 하죠.

포스퀘어든 아임IN이든 플레이스든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저런 희한한 서비스가 오래 갈까? 위치를 노출했다가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하진 않을까? 이런 서비스가 유행으로 그칠지 여부는 모르겠습니다. 세월이 가면 어떤 식으로든 달라지겠죠.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는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자영업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까요? 지난달 24일 박용만 ㈜두산 회장님(@solarplant)이 북한산에 오르셨습니다. 이북오도청에서 출발했고 하산한 뒤엔 남해바다란 음식점에서 삼치를 드셨습니다. 제가 취재했느냐고요? 아닙니다. 박 회장님이 포스퀘어로 위치를 찍고 트위터로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집에 가만히 앉아서 박 회장님의 하루 동선을 읽고 남해바다에 대한 의견도 들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포스퀘어가 아니었다면 연희시범아파트 뒤쪽에 있는 남해바다를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포스퀘어로 위치를 알리면 지도가 함께 나갑니다. 박 회장님은 삼치 사진까지 찍어 트위터에 올려주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박 회장님 반응입니다. "정말 작은 곳인데 생선은 아주 좋아요. " 만약 "생선은 좋은데 정말 지저분해요"라고 썼다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처럼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을 포스퀘어와 플레이스에서는 '체크인'이라고 하고 아임IN에서는 '발도장'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자영업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고객들이 체크인도 하고 발도장도 찍고 있습니다. 이런 체크인과 발도장이 쌓이면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유명인사가 '맛집'이나 '분위기 좋은 곳'이라고 소개하면 갑자기 손님이 늘어날 수 있겠죠.

미국에서는 포스퀘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갭(Gap)이라는 패션 브랜드는 지난 14일 포스퀘어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블랙매직 이벤트'에 참여하고 매장에서 체크인 한 고객에겐 옷값을 25% 깎아줬습니다. 물론 갭이 처음은 아닙니다. 앤 테일러는 5회 체크인 한 고객에겐 옷값을 15%,가장 많이 체크인 한 '메이어'에겐 25% 할인해 줬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포스퀘어 사용자가 얼마나 되고 아임IN이나 플레이스 이용자가 얼마나 되는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죠.요즘 트웨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I'm at 신도림역'이랄지 '스타벅스 ?C?C점에 발도장 쿡'과 같은 글이 끊임없이 올라옵니다. 이제 고객들이 찍은 체크인이나 발도장이 업소 평판을 좌우하는 때가 왔습니다.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