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홈런 세계기록을 세운 이대호(28.롯데 자이언츠)는 진기록의 주인공으로서뿐만 아니라 세계적 기량을 지닌 타자로서도 주목된다.

메이저리그를 잘 아는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조차 "이대호는 한계가 없는 타자"라며 "메이저리그 감독들도 3년 전부터 그에 대한 정보를 캐묻고 있다"고 말했다.

◇ 맞히는 데 천부적 재능 = 홈런을 양산하는 그의 타격을 둘러싸고 가장 자주 거론되는 말은 정확성이다.

이대호는 올 시즌 들어 안타를 더 많이 생산하면서 타율이 리그 1위이자 개인통산 최고인 3할7푼에 치닫고 있다.

김무관 롯데 타격 코치는 "뭐니뭐니해도 이대호의 최고의 강점은 공을 맞히는 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대호의 타구를 보면 파울이 잘 없는데 그만큼 맞히는 실력이 출중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코치는 "꾸준하다는 것이 그 재능을 증명한다"며 "1년을 잘 치고 사라지는 타자들이 많은데 이대호는 4∼5년을 계속 활약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 괴력 갖춰 맞으면 넘어간다 = 이대호가 항상 되풀이하는 말은 `방망이 중심에 맞히려고만 노력하다가 보니까 홈런도 나온다'는 것이다.

키 194㎝에 몸무게 130㎏의 원통형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중심에만 맞으면 홈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로이스터 감독은 "국내 리그에서 이대호만큼 힘이 센 선수가 있느냐"며 "기본적인 파워가 있기 때문에 홈런을 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2007년 4월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현대와 개막전에서 정민태를 상대로 비거리 150m짜리 홈런을 날려 1986년 사직구장 개장 이후 최초로 장외홈런을 기록했다.

비거리는 잠실구장 첫 장외홈런의 주인공인 파워히터 김동주(두산)와 타이다.

◇타고난 유연성ㆍ민첩성 = 몸쪽과 바깥쪽, 다채로운 변화구에도 한방씩을 뽑아내는 저력은 타고난 유연성과 민첩성 덕분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대호의 중학교 은사인 신종세 부산공고 감독은 "초등학교에서 데려왔을 때부터 큰 덩치에도 몸이 무척이나 유연했다"며 "걸음은 느렸지만 순발력이 좋아 타자로서 소질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무관 롯데 타격코치도 이대호의 장점 가운데 하나로 투구의 변화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꼽았다.

그는 "큰 체격에도 유연하기 때문에 맞히는 능력이 따라온다"며 "스윙궤도가 매우 좋아 여러 구속과 구종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끌어치기만 하는 이만수 같은 타자와 달리 좌우, 중간 모든 곳으로 타구를 날릴 수 있을 정도의 타격 자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스터 감독도 "당기고 밀고, 필드를 전체적으로 쓰는 대단한 타자"라며 "약점이 작은데 투수들이 그곳을 노리다가 오히려 실투해서 한방을 얻어맞는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