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금융규제개혁에 반발해온 월스트리트 대형 금융회사들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야당인 공화당 후보들에게 본격적으로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10일 ABC방송은 정치인을 모니터링하는 시민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중에 은행가와 브로커, 자금운용가 등이 공화당 소속 후보들에게 기부한 선거자금이 민주당 후보들에게 제공한 기금의 2배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상원의원 출마자 가운데 월가로부터 받은 선거운동 자금 액수가 많은 상위 10걸 가운데 공화당 후보들이 7명을 차지한다고 전하고 특히 월가의 큰 손들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지역의 공화당 후보들에게 자금을 몰아주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에서 상원의원직에 도전한 공화당의 마크 커크 후보는 상반기중 금융업계로부터 53만5천280억달러의 기부금을 받아 1위에 올랐고 다음으로 오하이오의 롭 포트먼(39만4천96달러), 펜실베이니아의 팻 투미(31만9천459달러), 캘리포니아의 톰 캠벨(31만4천900달러) 등 공화당 후보들이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의 상원 원내대표로 금융개혁법 처리에 앞장섰던 민주당의 해리 리드(네바다) 의원은 25만4천970달러를 모금하는데 그쳤고 같은 당의 블랜치 링컨(아칸소) 의원도 모금액이 25만2천781달러에 불과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의 현역 상원의원들이 월가의 선거자금 모금실적에서 공화당의 신예 후보들에게 턱없이 밀리고 있는 것이다.

ABC방송은 올해 초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켄터키) 상원 원내대표와 공화당의 상원선거운동위원회 의장인 존 크로닌(텍사스)의원은 뉴욕의 한 호텔에 수십명의 은행가들과 헤지펀드 매니저들을 초청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을 적극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으며 이제 월가가 공화당의 메시지에 제대로 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CRP의 선임연구원인 덕 웨버는 "최근 몇달사이에 대형 금융회사들 사이에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기부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설명하고 올해 상반기중에 금융업계로부터 700만달러의 기부금이 공화당 상원선거운동위원회에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