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입 설탕에 대해 한시적으로 관세를 면제키로 한 것이 국내 제당업체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 파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11일 설탕 관련주들은 주가 등락이 엇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일 국내 설탕과 관련 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이달 하순부터 연말까지 수입 설탕 10만t에 대해 기존 35%의 관세를 면제하는 긴급 할당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이 같은 발표에도 이날 CJ제일제당은 오히려 0.68% 오른 22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삼양사가 0.91% 내린 5만4700원,대한제당은 1.20% 빠진 3만71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 조치가 제당업체들엔 수익성 악화 요인이지만 크게 부담이 되진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경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를 물지 않는 설탕 수입량은 국내 연간 설탕 소비량 90만t의 11% 수준으로 물량이 크지 않다"며 "관세가 면제되면 수입 설탕이 국내산 설탕보다 25% 정도 싸지고 앞으로 원 · 달러 환율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론 국내 설탕업체들의 수익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수입 설탕 10만t이 시장에 한꺼번에 풀린다면 제당업계 매출 감소는 880억원 수준으로 분석되는데,이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사의 연간 매출 합계 6조4000억원의 1.4%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장기적으로 국내 설탕 소비업체들이 거래선을 바꾸거나 가격 경쟁으로 국내 설탕 가격이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차 연구원은 "음식료제품 특성상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업체와 거래를 새로 트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이번 조치는 한시적이기 때문에 식음료업체들이 큰 변화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