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실적의 향방을 결정짓는 '바로미터'이다. 그러나 실적의 윤곽이 드러난 상황에서는 실적보다는 외부 모멘텀이 주가에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한진해운은 2분기 호실적에 이어 3분기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운임이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 사업부문 물량 증가와 운임 정상화로 2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3분기도 성수기 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로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 모멘텀에도 주가는 하반기 운임 하락으로 점진적인 약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은 9일 오전 현재 전날보다 4%이상 하락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날 "빠른 실적 회복으로 화주들의 운임 반발이 예상되고 실적 정상화로 선사들의 공조가 약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운임은 약세가 예상된다"며 "운임 약세로 한진해운의 주가는 완만하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고려아연은 올 하반기 수익성 둔화가 예상되고 있지만 은을 성장모멘텀으로 장착하면서 주가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5일 26만5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3분기는 보수일정에 따른 생산차질, 5~6월 가격 하락 영향이 반영되면서 고려아연의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귀금속공장의 증설로 고려아연의 은생산능력은 최대 2000t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현 시가를 기준으로 2000t의 풀가동체제에 돌입하면 앞으로 은매출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해 사실상 아연부문을 넘어 고려아연의 최대 캐쉬카우로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수주 모멘텀으로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으며 30만원에 다가서고 있다. 조선업체의 경우 몇년치 일감을 미리 확보해 놓기 때문에 예측가능한 당장의 실적보다는 수주에 의해 주가의 흐름이 좌우된다.

때문에 조선업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업황 개선 기대감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6발전소 재입찰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되며 지난 5일 28만9000원을 찍으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현대중공업의 실적보다는 선박 수주 증가를 주목해야 한다"며 "업황이 회복중인 초대형유조선(VLCC)와 컨테이너선의 높은 경쟁력으로 하반기 수주 증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 현대중공업에 유리한 조선 업황의 전개는 수주 목표의 초과달성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선가도 상승추세에 있어 수익성 차별화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