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지역 특성을 살린 향토 탄산음료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자체나 지역 음료업체가 생산하는 향토 사이다 브랜드만 100개가 넘는다. 이들 제품은 주요 도시의 백화점과 통신판매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팔려나간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항구 도시인 요코하마시가 개발한 '요코하마 포트 사이다'는 올 4월 출시 이후 매월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백화점이나 대형 음식점들도 판매에 가세해 출시 초기 6곳에 그쳤던 판매점이 이달 들어 20여곳으로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여름철을 맞아 불꽃놀이가 열리는 날에는 하루 최대 250병을 판매하는 매장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개항 초기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했던 요코하마시는 일본에서 사이다의 발상지로 불린다. 일본청량음료공업회에 따르면 현재 일본 내 향토 사이다 브랜드는 139개에 달한다.

녹차 산지로 유명한 시즈오카현의 기무라음료는 녹차맛을 가미한 '시즈오카 콜라'를 지난 5월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이와테현도 지역 특산 보리로 만든 '고하루 콜라'를 개발,이달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레모네이드 등 청량음료를 제조하는 도쿄의 도쿄음료는 '라무네상 사이다'를 최근 선보였다.

탄산음료를 지역 대표 특산품으로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판매하는 지자체도 등장했다.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의 세이토음료는 탄산가스를 많이 넣은 '후쿠아먀 TANSAN'과 '후쿠야마 콜라'를 잇따라 선보여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향토 탄산음료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메이커들이 수십년 전에 쓰던 형태의 복고풍 병을 사용하고,지역 고유의 맛으로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해 기존 시판 제품과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년 전부터 일본 소비시장에서 탄산음료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배경이 되고 있다. 대형 청량음료 업체들은 '노 칼로리' '노 알코올' 등을 강조한 다양한 신제품 탄산음료를 내놓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