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파워UP 코리아 생산기술] (5·끝) "한국 제조업 퀀텀점프 하려면 정밀기계·엔지니어링 키워야"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5) 제2도약의 조건
    빌링어 맥킨지 한국대표
    대담=남궁 덕 과학벤처중기부장
    글로벌 아웃소싱 늘려 유연한 생산체제 갖춰야 애플같은 기업 나올 수 있어
    中은 공산품 분야 강자…日은 금융위기때 내부 재정비…韓도 환경변화 대비해야
    [파워UP 코리아 생산기술] (5·끝) "한국 제조업 퀀텀점프 하려면 정밀기계·엔지니어링 키워야"
    한국이 '넛 크래커(nut-cracker)'의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기술강국 일본과 추격자 중국 사이에 낀 호두(nut)와 같은 처지에 놓였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10년 새 한국은 강해졌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기업들의 위상도 높아졌다. 롤랜드 빌링어 맥킨지 한국 대표(44)를 만나 한국 제조업의 현 주소와 미래 '퀀텀점프'를 이룰 방안을 들어봤다. 빌링어 대표는 "현재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은 일본과 비슷하고 중국보다는 많이 앞서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면서도 "그러나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정밀기계 ·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강소기업을 키워야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한국 제조업이 강해졌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의 제조업은 1990년부터 글로벌 경제위기 직전인 2007년까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해왔다. 20년 전까지 글로벌 기업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맡으면서 저비용,고유연성,적정 수준의 품질을 갖췄던 게 지금의 경쟁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

    ▼중국,일본 기업과 비교하면 어떤가.


    "철강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자본집약적 산업에선 단연 앞서고 있다. 엔지니어들이 공정관리 기술 면에서 뛰어나고 일본 기업과 달리 전략적 관점을 갖고 적기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 등이 한국 기업의 강점이다. 자동차 등 조립산업 생산성도 일본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

    ▼뒤처지는 분야는.


    "정밀기계 · 엔지니어링 쪽이다. 반도체 장비 등에선 독일 일본보다 한국의 수익성이 떨어진다. 오랜 경험과 특화된 기술을 갖춘 중소기업이 부족한 탓이다. 독일처럼 길드를 통해 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한 데다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

    ▼한국 정부도 뿌리기술 분야의 중견기업 육성에 나섰지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몇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본다면 우선 기업 성장의 씨앗이라 할 수 있는 벤처캐피털을 늘려야 한다. 또 중소기업이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이 한국의 한 고객사에만 납품하는 것보다는 BMW 폭스바겐 등 많은 글로벌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게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기업가 정신을 인정하는 문화도 중요한 요소다. 미국처럼 한번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

    ▼한국 제조업이 보완해야 할 점은.

    "글로벌 아웃소싱이다. 삼성전자 등 대표기업만 봐도 '인소싱'(내부조달)은 잘 하는데 외부 제조 역량을 활용하는 '아웃소싱'에선 그렇지 못하다. 한국 기업들이 개별 공장의 생산효율을 높이는 마이크로한 경쟁력에서 앞서고 있지만 앞으론 아웃소싱을 통해 유연한 생산체제를 갖추는 매크로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

    ▼글로벌 아웃소싱은 '고용 없는 성장'과 내수 위축 문제를 낳지 않나.

    "그에 대해 (우리도) 많은 스터디를 해봤다. 미국 기업들의 아웃소싱 전략이 고용에 미치는 충격을 분석했더니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국내 산업의 효율성이 좋아지고 구조조정을 통해 산업 경쟁력이 더 높아졌다. "

    ▼애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긴가.

    "그렇다. 애플은 아웃소싱을 통해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투자로 생산을 해내고 있다. 하지만 한국엔 그런 모델이 없다. 산업구조가 점점 고비용 추세로 바뀌고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효율적 아웃소싱 모델을 갖춰야 할 시대가 올 거다. "

    ▼최근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 수준은 어떻게 보나.

    "소니는 지난 몇 년간 엔화 강세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아웃소싱을 대폭 늘렸다. 다른 일본 기업들도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비용과 제품 가격을 많이 낮췄다. 만약 내가 한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라면 엔화와 원화의 상황을 바꾼다는 가정 아래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 것인지를 검토해볼 것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다. "

    ▼중국 기업의 경쟁력은.

    "그동안 중국 기업의 경쟁력은 값싼 인건비에서 나왔다. 최근 매년 임금이 10%씩 오르고 있어 앞으로 인건비 경쟁력은 약화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 기업의 생산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공산품 분야에선 계속 경쟁우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인건비 경쟁력을 감안할 때) 결국 한국 기업은 정밀기계와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만약 중국이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다면 한국 제조업은 어려워질 수 있다. "

    ▼한국 제조업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한국의 제조업체(Korea's manufacturer)'와 '한국에서의 제조업(manufacturing in Korea)'이란 두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제조업체는 낙관적이다. 브랜드 경쟁력도 훌륭하고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포스코 두산 등 강한 기업도 많다. 제조 역량도 뛰어나 기술혁신을 꾸준히 해나간다면 앞으로도 강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제조업'이란 측면에선 다르다. 독일이나 일본처럼 기술력이 좋은 중소기업을 키워내지 않으면 한국의 제조업 기반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

    정리=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롤랜드 빌링어 대표는

    맥킨지에서도 손꼽히는 아시아 지역 전문가다. 1991년 맥킨지에 입사해 2003년부터 5년간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운영 컨설팅 리더로 일했다. △1965년 독일 출생 △뮌헨대 경영학과 졸업 △뮌헨대 재무관리학 · 경제학 석사 △영국 케임브리지대 국제경영학 박사 △맥킨지 입사(1991년) △맥킨지 아 · 태 기업운영 컨설팅 리더 △맥킨지 한국 대표(2007년~)

    ADVERTISEMENT

    1. 1

      SSM 줄어드는데 홀로 50개 더 출점한 GS더프레시 "1위 굳힌다"

      GS리테일이 지난해 기업형슈퍼마켓(SSM)을 50개 이상 늘리며 SSM 업계 '1위 굳히기'에 나섰다. 경쟁사들이 SSM 산업의 침체로 점포 수를 줄이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소규모 점포를 확대하고 가맹점 운영을 강화한 게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 SSM 브랜드인 GS더프레시의 작년 말 매장 수는 전년대비 54개가 늘어난 585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롯데슈퍼는 14개,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13개가 각각 감소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1개가 늘어난 데 그쳤다. 매장 수가 늘면서 GS더프레시의 매출도 증가했다. 지난해 GS더프레시의 매출은 1조7425억원으로 전년대비 8.3% 늘었다. 반면 다른 SSM들은 점포 수가 줄며 매출이 정체 또는 감소세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5.4% 줄어 1조2261억원에 그쳤다. 상세 실적을 발표하지 않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도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작년 매출은 이마트와 합병 전인 2023년(1조4073억원)과 비슷한 1조4462억원이었다. 매장 수를 늘려 SSM 업계 1위를 공고히 하고 '규모의 경제'도 고도화한다는 게 GS리테일의 전략이다. 이마트, 롯데, 홈플러스 등의 경쟁사들이 매장 수를 줄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과 정반대다. 이러한 급격한 매장 확장 뒤엔 가맹점 중심의 매장 운영 방식이 있다. GS리테일은 2020년부터 SSM 사업을 가맹점 위주로 전환하고 점주를 모집해 편의점처럼 물건만 공급하는 형태로 바꿨다. 매장의 크기도 줄여 650㎡(약 200평) 이상의 중대형 매장보다 100~300㎡ 수준의 '미니슈퍼'를 중심으로 열고 있다. 직영점도 지속해서 줄여나가는 추세다. 지난해 G

    2. 2

      어펄마, 스마트스코어 사실상 인수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이 골프장 정보기술(IT) 솔루션 기업 스마트스코어에 1100억원을 투자한다. 전환사채(CB)에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향후 C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어펄마는 스마트스코어의 최대주주에 오른다.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펄마캐피탈은 스마트스코어가 발행하는 1100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현재 스마트스코어의 최대주주는 PEF 운용사 VIG파트너스다. VIG파트너스가 지분 22%를 보유 중이고, 스마트스코어 창업자인 정성훈 회장이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어펄마가 C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지분율은 40%에 달한다. VIG파트너스와 정 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13%와 12%로 희석된다. 이번 거래를 사실상 경영권 인수 거래로 보는 이유다.다만 보통주 전환 전까지 이사회 구성과 회사 경영은 VIG파트너스와 정 회장이 맡는다. 대신 어펄마는 주주 간 계약을 통해 주요 경영상 결정에 대해 강력한 동의권과 비토권 등을 확보했다.스마트스코어는 골프 카트에 설치한 태블릿PC를 기반으로 골프장 관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골프장에서 수수료를 받는 게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다. 동남아 등 해외에서는 골프장도 운영한다.다만 골프산업이 침체에 빠지며 최근 실적이 부진하다. 2024년엔 매출 2532억원을 거뒀지만 61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종속회사인 골프용품 제조업체 마제스티골프의 실적이 악화한 것도 스마트스코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어펄마는 마제스티골프와 스마트스코어와의 회계적 관계를 절연하는 조건으로 이번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박종관 기자

    3. 3

      크게 입을수록 깊어진다...오버사이즈의 미학 [최혜련의 패션의 문장들]

      요즘 거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람의 표정이 아니라 옷의 크기다. 몸보다 한참 큰 재킷, 어깨선을 넘겨 흐르는 코트, 손등을 덮는 소매, 발등을 가리는 바지. 사람은 점점 작아지고, 실루엣은 점점 커진다. 멀리서 보면 사람이 걷는다기보다 형태가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2026년의 오버사이즈 트렌드는 더 이상 눈에 띄는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존재를 최소화하면서, 아이러니하게 더 분명한 신호를 보낸다. 오버사이즈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오버사이즈는 과거와 다르다. 이전에는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었고, 스타일의 선택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생존 방식에 가깝다. 옷을 크게 입는 이유는 멋이 아니라 방어다. 타인의 시선, 즉각적인 해석, 빠른 평가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오버사이즈는 몸을 감추는 옷이 아니라, 감정을 가리는 장치가 되었다.스트리트 패션은 원래 목소리가 큰 문화였다. 힙합의 오버핏은 존재 선언이었고, 스케이트 문화의 헐렁함은 규범에 대한 저항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스트리트는 다르다. 말하지&nbs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