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규모 이상의 재산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든 돈을 다 쓸 수는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돈을 자손들에게 물려주는 게 아니라 자손들을 위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쓰는 것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기업인들과 금융인들은 지나치게 자기 이익만을 좇는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다. 하지만 기업인들은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땀을 흘릴 뿐 아니라 자신이 소속된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 "(토머스 스테이어 헤지펀드 투자자)


4일까지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가 주도하는 '기부 약속(The Giving Pledge) 재단'에 절반 이상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한 억만장자들의 '기부의 변(辯)'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기부는 부자들의 사회에 대한 책임이며 자신들만의 특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억만장자들의 기부 운동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버핏과 게이츠 주도로 억만장자 명사들이 지난 5월 만났다. 이 자리에는 토크쇼 호스트인 오프라 윈프리,투자의 귀재 조지 소로스,로스앤젤레스 자선사업가 엘리 브로드,블룸버그 시장이 참석해 기부약속 실천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는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버핏과 게이츠는 이후 '포브스 400' 리스트에 올라 있는 억만장자들 접촉에 나섰다. 지금까지 80여명을 접촉해 40명으로부터 기부 약속을 받아냈다.

기부 서약을 한 억만장자들은 오라클 공동창업자 갑부 래리 엘리슨,'스타워즈' 감독 조지 루카스,씨티그룹 설립자 샌디 웨일,호텔 갑부 배리 힐튼,블룸버그 시장,CNN 설립자 테드 터너 등이다. 이날 미국 주요 언론들은 재산 기부를 약속한 40명이 재산을 절반만 내놓아도 총 150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버핏과 게이츠는 이날 이 같은 재산기부 운동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9월에는 중국 부호들,내년 3월에는 인도 억만장자들을 만나 동참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