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엔캐리 트레이드(저금리 엔화를 팔고 고수익 외화를 사는 것)를 주도했던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외환투자를 하는 일반 가정주부를 통칭)들의 외환거래가 이달 들어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와타나베 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FX(외환증거금)거래의 지난 2일 거래량은 지난달 30일에 비해 47% 감소한 24만8341매(1매는 1만통화 단위)에 그쳤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통화별로는 호주달러와 엔화 거래가 50%,달러와 엔화 거래가 57%씩 줄었다.

최근 엔화 강세로 엔화를 팔고 고금리의 호주달러 등을 사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감소한 데다 1일부터 일본 정부가 FX거래의 배율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제한이 없던 FX거래의 증거금을 1일부터 50배까지로 규제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은 고객이 맡긴 증거금액의 50배까지만 외환거래를 할 수 있다. 규제가 없던 때는 증거금의 100~200배에 달하는 액수만큼 외환거래가 가능했다.

일본 정부는 외환거래 경험이 부족한 주부나 직장인 등 와타나베 부인들의 과도한 투기 거래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규제를 시작했다. 초저금리로 마땅한 투자 대상이 없는 일본에선 FX거래가 개인들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도쿄외환시장 거래의 20~30%를 차지하기도 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