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美 부동산 시장을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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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도(尖度)는 가파른 정도를 나타낸다.
흔히 부동산 시장의 경기 궤적은 '첨도가 높다'고 표현한다. 즉, 경기의 진폭이 좁고 가파르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과 비교해 봐도 부동산 경기는 출발이 늦지만 일단 시동이 걸리면 가파르게 상승을 하고 주식시장보다도 먼저 고점을 찍고 내려온다. 그야말로 성격이 급한 셈이다.
지난 경기 미국 시장을 예로 들면, 주식 시장의 고점은 2007년 11월이었지만 부동산시장의 고점은 그보다 1년 4개월이나 빠른 2006년 7월이었다.
이렇게 부동산 시장의 경기가 급히 움직이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주식이나 여타 금융자산과 달리 부동산이라는 투자자산은 투자자들의 전 재산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매매에 신중을 기하려는 성향이 짙다.
다시 말해, 주식이야 좀 싸게 팔수도 있고 비싸게 살 수도 있지만 아파트는 그렇지 않다.
그러다보니 매물은 시장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파트 매물이 쏟아져 나오다가도 아파트 가격이 올라간다는 뉴스가 나오면 그 많던 매물이 순식간에 게 눈 감추듯 쏙 들어간다. 일단 가격 상승이 시작되면 수요가 많고 공급은 오히려 사라지게 되는 구조라서 더욱 급하게 움직인다.
문제는 부동산이 시장의 키를 거머쥐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금융경색의 시작은 부동산 버블에서 시작됐고, 결국 시장이 금융위기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결자해지 차원에서 부동산 경기의 회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부동산 경기가 돌아설 기미조차 보이고 있지 않으니 시장에서는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8일 새벽에는 부동산 가격지수인 케이스-쉴러 지수의 케이스 교수와 쉴러 교수가 "미국의 부동산은 이미 익사상태이며 이로 인해 더블딥의 가능성이 50%를 넘는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필자는 부동산 시장 고유의 성격이 일단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기에 아직 실망하기에 이르다고 판단한다. 오히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비교적 가파른 회복을 할 것으로 본다.
주거용 주택도 결국 내구 소비재에 속하기 때문에 무작정 소비를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다. 즉, 아이들이 크고 결혼을 하면서 언제나 일정한 수요가 존재한다.
단지 지금은 약 2년 반이라는 최악의 금융위기동안 주택에 대한 공급이 현저히 줄고, 수요도 억압되어 왔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저금리에 약간의 자극만 있다면, 매물은 2년 간 굶었던 매수세에 힘입어 단숨에 흡수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미 미국의 공장가동률은 74.7%로, CEO들이 투자를 더 이상 기피할 수 없는 한계에 와 있는 상황이다. 회사 내 기존 자원만으로는 공급을 충당할 수 없는 셈이다.
머지 않아 조만간 기업들이 투자를 개시할 것이다. 투자가 시작되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고용시장이 서서히 안정될 것이며, 고용 시장의 안정은 곧 부동산 시장을 강한 상승으로 반전시킬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