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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보수·진보 '상생의 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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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 달라도 공동체믿음 공유를
    명백한 진실에는 한목소리 내야
    '미운 정 고운 정'이란 말이 있듯이,한국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10년 만의 정권교체처럼 국가권력도 보수와 혁신세력이 번갈아 가면서 맡고 있다. 또 지난 6 · 2 지방선거에서 보수여당이 참패했다면,이번 7 · 28 국회의원 재 · 보궐선거에서는 진보야당이 패배했다.

    그렇지만 보혁은 대립과 갈등의 주체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균열점이라면 계층 갈등이나 지역 갈등도 있지만,보혁 대립이 가장 골치 아픈 단골메뉴다. 이처럼 보혁의 문제는 같은 배를 타고 있으면서도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상황을 방불케 하기 때문에 어떻게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관계로 변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우리 공동체의 절실한 관심사가 되었다.

    보혁이 상생하려면 단순한 '소통'만 가지고 접근해서는 부족하고 보다 근본적으로 일정한 '원칙'에 대한 공유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서 보수와 진보라고 할 때 갖는 잘못된 선입관이 있다. 보혁이 주로 정책에 있어 대립한다는 의미로 쓰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측면도 있다. 규제와 규제 완화,성장과 분배,시장과 복지 등의 문제에서 보혁이 경쟁하고 대립하고 있지 않은가. 사실 정책문제에 있어 보혁이 다투면서 유권자들로부터 신임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은 경기에서 운동선수들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기 때문에 세계 신기록이 나오는 이치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보혁의 관계를 '상극(相剋)의 관계'처럼 열악하게 만드는 것은 정책에 대한 차이를 넘어 국가공동체의 본질적 특성에 관한 것을 쟁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좌파진보는 대한민국의 시작이 잘못되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의문을 제기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친일파 세력이 세웠다든지 '단독정부'를 주장하는 세력에 의한 정부라는 입장이다.

    만일 우리 대한민국이 '잘못 끼워진 단추'처럼 정당성을 결여한 공동체라고 한다면,그 공동체 규범의 초석을 놓은 제헌헌법을 만든 제헌절을 왜 매년 국경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는가.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가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주장하면 보수우파의 역사관에 불과하고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했다"는 식의 좌파진보의 주장이 있어야 비로소 균형감각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자랑스러운 역사도 아니고 오욕의 역사도 아닌,그 두 개를 적당히 섞은 제3의 범주의 역사를 말해야 중도적 입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공동체에 대한 자부심은 우파보수와 좌파진보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동류의식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감정이 아니겠는가.

    그런가 하면 보수와 진보는 다투더라도 '진실'에 관한 문제를 두고 싸워서는 안 된다. 진실이 확실한데도 진실게임을 벌이는 것은 부정직한 일이다. 우리는 때때로 국익을 위해 반미를 외칠 수 있고 북한과 한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일제치하에서 35년간 우리 민족이 받은 고통을 규탄하는 데 있어 북한과 입장을 같이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진실을 부인하며 반미나 친북을 외치는 것은 문제다.

    지난번에는 참여연대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를 부인하는 편지를 유엔 안보리에 보내 논란을 빚더니,이번에는 그 공동대표가 미국까지 가서 천안함 폭침은 과학저널 '네이처'에서도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강변했다. 아무리 대북포용과 햇볕정책을 외치는 좌파라도 여러 과학자들이 참여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 끝에 내려진 결론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 진실이 불편하다고 해서 외면하면 '어두움의 공동체'가 될 뿐이다. 진실이 살아 꿈틀거리는 '빛의 공동체'에서만이 보혁의 상생이 가능하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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