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자산가들을 고객으로 상대하는 서울 강남지역 프라이빗뱅커(PB)들은 올 하반기 국내 증시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대우증권이 강남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자사 PB 및 웰스매니지먼트(WM) 매니저 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응답자의 64%인 35명이 '하반기 국내 증시가 지금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코스피지수가 전 고점 돌파에 따른 부담감에 횡보(32% · 18명) 또는 하락(4% · 2명)할 것이란 응답자 수를 훨씬 웃돌았다.

다만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 최고치로 26명이 1850~1900선을 점쳤고 19명은 1850선까지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긴 하겠지만 완만한 흐름 속에 추가 상승폭이 10%에 못 미칠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그러나 PB들은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더라도 현재 박스권 하단(1600~1650)을 깨고 추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PB들은 올 하반기 예상 수익률을 연 10% 이상으로 제시했다. 응답자의 62%인 34명이 연 10~20%를 목표로 내걸었고 연 20% 이상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PB도 2명 있었다.

김석호 PB클래스 갤러리아센터장은 "증시가 수차례 시도 끝에 박스권 상단을 넘어서자 추가 상승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고객들도 금융자산 투자 비중을 점차 늘리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들 PB가 관리하는 금융자산 5억원 이상 VIP 고객들은 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형 상품과 함께 주식형펀드도 증시 반등으로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ELS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선호하는 큰손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최근엔 자문사 연계 랩어카운트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