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의 중형 세단 E클래스의 엔트리 모델 E200입니다. 경쟁사인 BMW를 견제하기 위해 지난달 한국에 전격 출시했습니다. 그 무기는 바로 가격. E200 출시로 E클래스 가솔린 모델의 최저 가격은 예전보다 4백만 원 넘게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탑재된 것은 1.8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배기량만 놓고 보면 중형차에 달기엔 역부족입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의 기술력으로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CGI라는 이름의 이 엔진은 4기통 직분사 엔진에 터보 차저를 장착해 최고 출력 184마력과 최대 토크 27.5km.g의 성능을 냅니다. 연비는 리터당 10.8km로 3등급입니다. 직분사 방식에 터보 차저까지 달아서 그런지 엔진소음은 일반 가솔린 엔진보다 다소 큽니다. 실내에서도 주의를 기울이면 엔진 소리가 작게나마 들리는 편입니다. 가속 페달은 조금 무겁습니다. 시속 60km 이하 저속 구간에선 약간 답답하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고속 구간에선 CGI 엔진이 위력을 발휘합니다. 묵직한 배기음과 함께 강하게 치고 나갑니다. 시속 100km를 상당히 벗어난 상태에서도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움직입니다. 서스펜션은 메르세데스 벤츠 특유의 딱딱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급격히 코너를 돌거나 차선을 급하게 바꾸면 차체가 출렁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감안해 부드러운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안전사양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장거리 운행으로 집중력이 저하된 운전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이른바 '주의 어시스트' 기능이 탑재됐습니다. 운전자가 주행을 시작하면 20분 동안 무려 70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운전 스타일을 측정하고 이후 운전자가 그 패턴에서 벗어나면 커피잔 모양의 경고 메시지가 계기판에 나타납니다. 급제동 시 뒷차에 알려주는 '어댑티브 브레이크 라이트'도 있습니다. 시속 50km 이상으로 달리다 갑자기 멈추면 LED 브레이크 라이트가 빠르게 깜빡이며 추돌 사고를 막아줍니다. 하지만 편의사양은 실망스러울 정도입니다. 네비게이션은 시중에 나와 있는 지도를 사용하긴 했지만 터치 스크린 방식이 아니어서 불편합니다. 리모컨 방향키로 커서를 옮겨가며 일일이 글자를 입력해야 합니다. 요즘 웬만한 차엔 다 달려 있는 MP3 플레이어 연결단자도 없습니다. 또 방향지시등 레버와 정속주행 장치 레버가 가까이 위치해 자꾸 혼동하게 됩니다. 이승필 기자 E200 CGI는 1.8리터 가솔린 엔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주행성능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네비게이션과 MP3 플레이어 연결단자 등 고객 편의사양에는 너무 소홀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WOW-TV NEWS 이승필입니다. 이승필기자 splee@wowtv.co.kr